왜 우리는 ‘나’라는 존재가 여기 있다고 느낄까?

우리는 매일 생각하고 말하고 움직이지만, 정작 왜 ‘나’라는 의식이 이 몸에 깃들어 있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뇌의 전기 신호가 어떻게 주관적인 경험으로 바뀌는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의식의 어려운 문제다. 만약 뇌를 완벽히 복제하면 같은 ‘나’가 하나 더 생기는 걸까, 아니면 또 다른 사람이 생기는 걸까? 죽음 뒤에 의식은 완전히 사라지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모르는 다른 형태로 이어지는 걸까?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알 수 없는 미스터리는 바로 ‘나 자신’인지도 모른다.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현재 과학은 '나'라는 감각이 뇌의 기억 감각 신체정보 주의 등이 통합되며 형성된다고 설명하지만 왜 이런 정보처리가 주관적인 경험을 만들어내는 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뇌를 완벽히 복제하더라도 동일한 기억을 가진 별개의 의식이 생길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지만 실험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죽음 이후 의식이 지속된다는 과학적 증거 역시 현재까지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 안녕하세요. 우리가 ‘나’라는 존재가 여기 있다고 느끼는 이유는 뇌가 몸과 외부 세계에서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를 하나의 일관된 관점으로 통합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는 시각, 청각, 촉각뿐 아니라 몸의 위치와 내부 상태, 기억, 감정 등을 끊임없이 연결하면서 ‘이 몸은 내 몸이고, 이 생각은 내가 하고 있으며, 지금 이 경험을 내가 하고 있다’는 자기모델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는 ‘나’는 뇌 안에 작은 관찰자가 따로 존재한다기보다, 이러한 정보처리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하나의 통합된 경험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요, 뇌의 신경세포가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이 어떻게 ‘빨간색을 본다’, ‘통증을 느낀다’, ‘내가 존재한다고 느낀다’ 같은 주관적인 경험으로 이어지는지는 완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흔히 의식의 어려운 문제라고 불리는 부분입니다. 또한 뇌를 완벽하게 복제했을 때도 문제가 있는데요, 복제된 뇌가 원래의 뇌와 똑같은 기억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처음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지만, 두 뇌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각각 독립적인 주관적 경험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복제된 존재가 ‘나의 또 다른 의식’이라기보다는 나와 동일한 과거를 가진 별개의 의식이라고 보는 해석이 자연스럽습니다. 아직 죽음 이후 의식이 어떻게 되는지도 과학적으로는 확정된 답이 없습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뇌의 기능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면 의식 역시 더 이상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다만 이것이 철학적으로 ‘의식이 절대적으로 사라진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인데요, 의식이 무엇인지 자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