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핵산의 염기서열은 단백질이라는 복잡한 건축물을 짓기 위한 정교한 설계도와 같습니다.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은 크게 DNA의 정보를 복사하는 전사와 이를 실제 아미노산으로 바꾸는 번역 단계로 나뉘는데, 각 단계에서 염기서열은 절대적인 지침 역할을 합니다.
먼저 전사 단계에서 DNA의 특정 염기서열은 메신저RNA인 mRNA로 그대로 옮겨집니다. 이렇게 복사된 염기 정보는 세포질의 리보솜으로 전달됩니다. 리보솜은 mRNA의 염기서열을 세 개씩 묶어서 읽는데, 이 세 개의 염기 조합을 코돈이라고 합니다. 총 64가지의 코돈은 각각 특정한 아미노산을 지정하고 있으며, 이 규칙에 따라 운반RNA가 정해진 아미노산을 순서대로 가져와 한 줄로 연결합니다.
결국 핵산의 염기서열이 어떤 순서로 배열되어 있느냐에 따라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종류와 결합 순서가 결정됩니다. 아미노산들이 서열에 맞춰 사슬처럼 길게 연결되면, 그 순서에 따라 단백질 특유의 복잡한 입체 구조가 형성됩니다. 단백질은 그 입체 구조에 의해서만 고유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염기서열에 단 하나의 오류만 생겨도 아미노산이 바뀌어 단백질이 제 기능을 못 하거나 전혀 다른 성질을 갖게 됩니다. 즉, 핵산의 염기서열은 생명체의 모든 형질을 결정하는 단백질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근본적인 암호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