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DNA는 침팬지와 몇 퍼센트나 같고, 그 차이가 어떻게 이렇게 다른 종을 만들었나요?

학교 수업시간에 침팬지와 인간의 DNA가 98% 이상 같다고 들었는데, 그 2% 차이가 어떻게 이렇게 다른 외모와 지능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 2% 차이가 어떤 유전자에 해당하는 건가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잠만보님. 이중철 과학기술전문가입니다.

    기특한잠만보님 덕분에 소싯적 제가 궁금해 했었던 질문 주제를 오랜만에 다시 다루게 되는군요.

    더 깊게 파고들면, 다소 더 어려워질 수도 있는 부분이라서 고민해서 이왕이면, 두루 깊은 내용까지 살펴보실 수 있도록 적절하면서도 조금은 수준이 있도록 정리한 답변을 드려봅니다.

    1. 98%와 2%의 숫자가 가진 비밀?!

    학교 수업에서 들으신 것처럼 과학자들이 인간과 침팬지의 DNA 염기서열을 직접 비교했을 때 일치하는 비율은 약 98.8%에 달합니다. 즉, 약 1.2%에서 2% 정도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이 맞는데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비교 방식에 따라 수치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 작은 차이가 이렇게 큰 외모와 지능의 차이를 만들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 DNA의 전체 양입니다. 인간의 세포 하나에는 약 30억 개의 DNA 염기쌍(글자)이 들어있습니다. 여기에서 1.2%라고 하면 약 3,500만 개의 글자가 다르다는 뜻이 됩니다. 책으로 치면 수십 권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정보가 다른 것이기 때문에 결코 작은 차이가 아니랍니다.

    ※ 여기서 요약 설명:
    요약하자면 전체 설계도 중에서 다른 부분은 2% 미만이지만, 그 2% 안에 들어있는 구체적인 정보의 양은 인간의 문장으로 수천만 자에 달할 만큼 엄청나기 때문에 큰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게다가 최근 연구에 따르면 DNA의 단순히 바뀐 글자뿐만 아니라, 유전자가 통째로 떨어져 나가거나 새로 끼어 들어간 부분 (인델) 까지 모두 포함하면 실제 구조적 차이는 4% 에서 5% 까지, 더 넓게 보면 정렬이 어려운 영역까지 포함할 때 15~20% 에 이릅니다.

    2. 2% 의 차이가 거대한 변화를 만드는 유전학적 원리는?

    단순히 글자 수가 다른 것 외에도 이 유전 정보가 작동하는 방식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생합니다.

    1) [볼륨 조절기] 유전자 발현의 양과 시기의 차이

    인간과 침팬지는 거의 같은 종류의 유전자 레시피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레시피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강력하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스위치(조절 부위) 가 다릅니다.

    오디오의 볼륨 조절기처럼 똑같은 유전자인데도 인간의 뇌에서는 볼륨이 최대로 켜져서 활발하게 작동하고, 침팬지의 뇌에서는 볼륨이 낮게 켜져서 조금만 작동하는 식입니다. 이처럼 유전자가 켜지고 꺼지는 타이밍과 양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뇌 구조와 외모를 만들어냅니다.

    2) 단백질 구조의 미세한 변화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설계도입니다. DNA 글자 몇 개만 바뀌어도 완전히 다른 형태나 기능을 가진 단백질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뇌세포를 구성하거나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에서 이런 미세한 변화가 생기면서 지능의 차이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3.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핵심 유전자들은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유전자들이 이런 차이를 만들어냈을까요?

    과학자들이 찾아낸 대표적인 유전자들을 소개해 드릴게요.

    1) 뇌의 크기와 지능을 결정하는 유전자

    • ARHGAP11B 유전자

    이 유전자는 침팬지에게는 없고 오직 인간에게만 발견되는 독특한 유전자입니다. 인류의 조상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돌연변이로 생겨났으며, 대뇌 피질의 신경세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인간의 뇌가 침팬지보다 3 배 이상 커지도록 만든 일등 공신입니다.

    • NOTCH2NL 유전자

    이 유전자 역시 인간 고유 유전자로, 줄기세포가 더 오랫동안 분열하도록 도와서 뇌의 부피를 키우고 인지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약 300~400 만 년 전에 나타났으며 인간만 기능성을 가집니다.

    2) 언어와 소통에 관여하는 유전자

    • FOXP2 유전자

    흔히 '언어 유전자'라고 불리지만, 과학계에서는 FOXP2 가 언어에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인간과 침팬지는 FOXP2 유전자를 모두 가지고 있으며,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이 딱 2개만 다릅니다.

    이 차이는 발성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언어 능력은 이 유전자 하나만으로 설명되지는 않으며 뇌의 여러 영역과 다른 유전자들의 복합적 작용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FOXP2 는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로, 다른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는 마스터 스위치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3) [가설] 턱 근육과 두개골의 변화를 이끈 유전자

    • MYH16 유전자

    이 유전자는 턱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참고로, 침팬지는 이 유전자가 강력하게 작동해서 턱 힘이 매우 세지만, 인간은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이 유전자 관련해서는 약 240 만 년 전에 변이가 발생했는데요. 턱 근육이 약화되면서 두개골을 압박하던 힘이 줄어들었고, 그 덕분에 인간의 두개골이 위와 옆으로 크게 부풀어 오르며 뇌가 자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었다는 것은 학계에서 매력적으로 보고 있는 가설(hypothesis)이랍니다. 물론, 인과 관계는 여전히 논의 중이므로 확정적 결론으로 언급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며, 질문자님께서 다양한 관점을 두루 보실 수 있도록 소개차 포함하였습니다.

    4) 식성과 영양 흡수의 차이

    • AMY1 유전자

    침은 탄수화물(녹말)을 분해하는 아밀레이스 효소를 만드는데, 인간은 침팬지보다 이 유전자의 복제본 개수가 훨씬 많습니다. AMY1 복제본 수 증가는 약 80 만 년 전 고대 인류 시기에 시작되었으며, 이는 녹말이 풍부한 식단에 대한 적응으로 추정되고 있구요. 농업 (곡물 재배) 은 1 만 년 전에 시작되었기 때문에 AMY1 증가는 농업 시작보다 훨씬 이전의 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얻은 풍부한 에너지가 뇌를 발달시키는 연료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4. [표 정리] 핵심 내용 한눈에 보기


    끝으로 정리하자면,

    인간과 침팬지의 2% 차이의 의미는 사소한 차이가 아니라 약 3,500 만 개 이상의 유전 글자 차이가 발생함을 의미합니다. 게다가 비교하는 방식에 따라서 실제 차이는 앞서 정리해드린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4%~20%까지도 확대될 수 있으며, 그 차이가 뇌를 키우고(ARHGAP11B, NOTCH2NL), 언어에 관여하며(FOXP2, 다유전자 복합), 식습관을 바꾸는(AMY1) 핵심 유전자들의 스위치를 켜고 끄는 방식으로 작용했기 때문에 오늘날 완전히 다른 두 종이 될 수 있었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생명과학 수업에서 배우는 유전자 발현 조절 개념을 떠올려보시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같은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발현하느냐'가 생물체의 형태와 기능을 결정한다는 점이 이 모든 차이를 이해하는 핵심 열쇠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더욱 좋습니다.

    질문자님께서 다각적인 면을 바라보실 수 있도록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보다 조금은 수준 있도록 정리해보았는데요.

    소소하나마 질문자님께 발전적인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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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인간과 침팬지의 DNA가 약 98~99% 정도 비슷하다는 점은 유전자 염기서열 대부분이 서로 매우 유사하다는 뜻입니다. 이때 단지 1~2% 차이인데 왜 인간은 언어, 문명,고도의 사고 능력을 가지게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간 수 있는데요, 이때 중요한 것은 DNA 염기서열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달라졌는가입니다.

    인간과 침팬지의 차이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조절 유전자인데요, 이는 어떤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작동시킬지를 결정하는 부분입니다. 즉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사용 시점과 방식이 달라지면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은 뇌 발달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에서 변화가 발견되며, 대표적으로 FOXP2라는 유전자는 언어 능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며, 인간형 변이가 언어와 발성 조절 발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연구됩니다. 또 SRGAP2, ARHGAP11B 같은 유전자들은 신경세포 연결과 대뇌 발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간의 뇌는 특히 대뇌피질, 그중에서도 전두엽이 크게 발달했는데요, 이 부위는 언어, 계획, 추상적 사고, 사회성 같은 고차원 기능을 담당합니다. 인간과 침팬지는 뇌 크기 자체도 차이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신경세포 연결 방식과 발달 속도의 차이입니다. 인간은 어린 시절 뇌가 오랫동안 천천히 발달하는데, 이것이 학습과 언어 습득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은 직립보행, 손의 정교한 사용, 긴 육아 기간, 복잡한 사회 구조 같은 특징이 서로 영향을 주며 진화했습니다. 즉 단일 유전자 하나가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작은 변화들이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현재의 인간이 된 것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기준과 내용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인간과 침팬지의 DNA 염기서열은 약 98.8% 일치하고, 1.2%~2% 정도의 차이납니다.

    그런데, 이 2%가 결코 작은 양이 아닙니다.

    인간의 DNA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기서 1.2%~2%라고 하면, 대략 3,600만 개에서 6,000만 개의 염기쌍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책으로 비유하자면 수천 페이지짜리 전집 중에서 단어 수천만 개가 다른 수준이니, 생물학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유기체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이죠.

    학자들이 인간과 침팬지의 게놈을 비교한 결과, 특히 뇌 발달과 언어 능력, 그리고 외모(골격 및 피부)와 관련된 유전자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자 자체의 종류보다, 그 유전자를 언제, 어디서, 얼마나 강하게 켤 것인가를 결정하는 유전자 조절 부위의 차이에 있습니다.

    인간과 침팬지는 거의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인간의 뇌 발달 스위치는 태아 때부터 유아기까지 오랫동안 켜져 있어 뇌를 크게 성장시킵니다. 반면 침팬지는 이 스위치가 아주 잠깐만 켜졌다가 꺼집니다.

    결론적으로 98%는 팔다리와 눈, 귀, 심장 등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서이고 2%의 차이는 이것을 얼마나 조절해서 만들라는 지침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