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슬롯으로 옮겨서 부팅이 됐다고 바로 슬롯 불량이라고 보긴 어려워요. 램을 뽑았다 다시 꽂는 과정에서 접점의 먼지나 산화막이 긁히고, 덜 꽂혀 있던 게 제대로 장착되면서 고쳐지는 경우가 훨씬 많거든요.
그래서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하나씩 바꿔 끼우는 교차 테스트예요. 첫째로, 지금 잘 되는 그 램을 원래 슬롯에 다시 꽂아 보세요. 이번엔 부팅이 된다면 단순 접촉 문제였던 거고, 또 안 된다면 그 슬롯이 의심스럽습니다. 둘째로, 의심 가는 슬롯에 다른 정상 램을 꽂아 보세요. 다른 램도 안 되면 슬롯, 다른 램은 되면 첫 램이 문제예요. 셋째로, 문제의 램을 정상 슬롯에 혼자 꽂아서 확인하면 확실히 갈립니다.
부팅은 되지만 가끔 파란 화면이 뜨는 정도라면 윈도우 메모리 진단이나 멤테스트 같은 무료 프로그램으로 램을 한 개씩 검사해 보는 것도 좋아요. 오류가 나오는 램이 있으면 그게 범인입니다.
참고로 램을 한두 개만 꽂을 때는 메인보드가 정해 둔 우선 슬롯이 있어서, 보통 씨피유에서 두 번째, 네 번째 슬롯에 꽂아야 정상 동작합니다. 이걸 어기면 불량이 아니라도 부팅이 안 되거나 느려질 수 있으니 메인보드 설명서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접점은 지우개로 살살 문질러 주면 접촉 불량이 확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