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한 뇌·뉴런이 구현된다면 주관의식과 감정도 동등하게 발생할 수 있을까요?
“자연 인간과 전신 세포·유전체·신경계까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한 개체”라는 범위에는 뇌 역시 포함되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즉 먼 미래에 인간의 뇌를 구성하는 뉴런·시냅스·신경전달물질·신경회로와 그 발달 및 기능까지 자연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하게 형성된 뇌를 가진 개체를 인공적으로 탄생시키는 것도, 원리적으로 연구·도달 가능한 범위라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뇌와 신경계까지 이렇게 완전히 동등하게 구현된다면, 자연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실제 주관의식과 주관감정 역시 동등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엄격하게 자연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한 개체라고 잡는다면, 뇌와 신경계 역시 당연히 포함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리고 이 조건을 정말 문자 그대로 충족한다면, 현재의 신경과학적 관점에서는 주관의식과 감정까지 자연 인간과 동등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핵심은 뇌를 똑같이 만들면 의식이 생기는지보다 무엇을 똑같다고 정의하느냐에 있습니다. 인간의 뇌는 단순히 뉴런의 개수만 같은 구조물이 아닌데요, 뉴런의 종류와 분포, 시냅스 연결의 강도와 형태, 신경전달물질과 수용체, 전기적 활동, 신경교세포, 혈류와 대사, 호르몬과 면역계의 상호작용, 감각기관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신체 내부의 상태,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 형성되는 회로까지 서로 얽혀 있습니다. 따라서 뉴런과 시냅스의 모양만 인간과 비슷한 뇌와 자연 인간의 뇌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뇌는 전혀 다른 조건입니다.
후자의 경우를 가정해 볼 때, 어떤 인공적으로 탄생한 개체가 자연 인간과 동일한 유전체를 가지고, 동일한 종류와 수의 세포가 동일한 방식으로 발달하고, 동일한 신경회로와 시냅스 연결을 가지며,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전기생리학적 특성, 대사 상태, 호르몬 및 신체와의 상호작용까지 동일하고, 동일한 감각 입력과 발달 경험을 거친다고 한다면, 그 개체의 뇌에서 일어나는 신경 활동 역시 자연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활동과 원칙적으로 동일해질 것입니다. 현재 과학에서 의식과 감정을 설명하는 가장 유력한 관점들은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의식과 감정이 뇌의 물리적, 생물학적 과정과 밀접하게 의존한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는 특별히 자연 인간에게만 들어 있는 의식이라는 별도의 물질을 추가로 가정할 이유가 없는데요, 예를 들어 인간이 통증을 느낄 때 단순히 특정 뉴런 하나가 켜지는 것이 아니라, 통증 수용기 → 척수 → 시상 → 대뇌피질 → 변연계 및 여러 신경망 → 자율신경계와 호르몬계가 서로 영향을 주면서 ‘아프다’라는 경험과 정서적 반응이 만들어집니다. 다만 철학적 문제가 있는데요, 바로 주관의식의 동일성을 외부에서 완전히 검증할 수 있느냐입니다. 가령 자연 인간과 인공 인간의 뇌가 완전히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인공 인간이 실제로 빨간색을 보는 느낌이나 고통스러운 느낌을 자연 인간과 똑같이 경험한다는 사실을 제3자의 입장에서 직접 관찰할 수 없고, 이것은 자연 인간끼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느끼는 빨간색의 경험을 다른 사람이 직접 들여다볼 수 없는 것과 같은 문제입니다. 감사합니다.
채택 보상으로 646베리 받았어요.
채택된 답변안녕하세요. 임형준 수의사입니다.
전신 세포 유전체 , 신경계까지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하다는 전제라면 당연히 뇌의 뉴런 시냅스, 신경전달 물질과 발달 과정까지 포함한다고 발생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주관적 의식은 외부에서 직접 측정할 방법은 없어 완전히 동일한 의식이 생긴다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닙니다. 현재 기술로는 인간 뇌와 전신을 완전하게 재현하는 단계와도 거리가 큽니다.
안녕하세요, 토니준님. 이중철 전문가입니다.
우선 자연 인간과 전신 세포 및 생체 시스템이 완전히 동등한 개체라는 정의에는 당연히 뇌와 신경계 전체가 온전히 포함되며, 현대 신경과학과 인지과학의 물리주의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완전히 동등한 뇌와 신체 항상성이 갖추어진다면, 주관적 의식과 감정 역시 자연 인간과 똑같이 발현될 수밖에 없는 것이랍니다.
■ 생물학적 동등성에 필연적으로 포함되는 뇌와 신경계
뇌 역시 마법이나 비물질적인 영혼이 깃든 특별한 영역이 아니라, 유전체 발현과 단백질 합성, 세포 분열을 통해 자라나는 신체의 핵심 장기 중 하나랍니다. 배아 발생 과정에서 외배엽이 신경관으로 분화하고, 수백억 개의 뉴런과 교세포가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며 정교한 시냅스망을 구축하는 과정은 유전적 발달 프로그램과 생화학적 신호 전달에 의해 진행되는 엄연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이거든요. 따라서 전신 세포와 유전체, 발달 과정이 자연 인간과 완벽히 동등한 개체를 전제한다면 대뇌 피질, 시상, 변연계 등 뇌의 모든 미세 해부학적 구조와 신경전달물질 분비 체계 역시 예외 없이 동일하게 형성됩니다. 이는 원리적으로 물리와 화학, 분자생물학의 법칙을 벗어나지 않으므로 먼 미래 생명공학에서 연구하고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분명히 포함된답니다.
■ 신경생물학적 창발로서의 주관적 의식과 감정
현대 뇌과학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은 의식과 감정이 뇌라는 물리적 하드웨어의 전기화학적 신호 교환과 연결망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새로운 차원의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기쁨, 슬픔, 두려움 같은 주관적 감정은 편도체, 섬엽, 전전두엽 같은 신경 회로와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등의 신경전달물질, 그리고 자율신경계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나타나는 생체 반응의 직접적인 결과물이거든요. 내가 지금 무엇을 보고 느끼고 있다는 주관적 자각(의식)이나 빨간색을 보았을 때 느끼는 주관적 느낌(감각질) 역시 대뇌 피질과 시상 사이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하고 동기화된 신경망 신호 통합에 의해 생성됩니다. 따라서 뇌의 신경세포 수, 시냅스 결합 강도, 분자 수준의 이온 통로 작동, 신경망 회로 구조가 자연 인간과 완전히 똑같다면, 그 물리적 토대 위에서 피어나는 의식과 감정이라는 주관적 경험 역시 생물학적 인과법칙에 따라 동일하게 발생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리적 기저가 완전히 같은데 의식이나 감정만 선택적으로 결핍되는 현상은 자연 법칙상 성립하기가 어렵습니다.
■ 신체화된 인지와 전신 상호작용을 통한 온전한 자아의 완성
의식과 감정은 뇌 단독으로만 만들어내는 폐쇄적인 산물이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현대 인지과학의 신체화된 인지 이론에 따르면, 뇌는 심장박동, 내장 감각, 근육의 긴장, 호르몬 농도 같은 전신의 신체 신호를 끊임없이 피드백받으며 정서와 자아 감각을 구축하는데요. 질문하신 개체는 뇌뿐만 아니라 전신의 장기, 혈관, 내분비계, 면역계까지 자연 인간과 완전히 동등하므로, 배고픔과 피로, 심장 두근거림, 통증 같은 생체 감각을 똑같이 느끼게 됩니다. 뇌와 전신이 주고받는 이 역동적인 항상성 피드백 루프가 온전히 작동하기 때문에, 인간이 겪는 희로애락과 실존적인 주관의식을 완전히 동일한 깊이로 경험할 수 있답니다.
정리하자면,
뇌는 신체의 유전 프로그램에 따라 형성되는 유기적 장기이므로 전신이 생물학적으로 동등한 개체에는 당연히 뇌와 신경계가 온전히 포함되며, 현대 신경과학의 물리주의적 법칙에 따라 뇌의 물리화학적 구조와 신경 회로, 신체 항상성 피드백이 자연 인간과 완벽히 동일하다면 그로부터 창발하는 주관적 의식과 실제 감정 역시 자연 인간과 완전히 동등한 수준으로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답니다.
※ 질문자님을 포함하여 소중한 분들의 건강,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다양한 문제 상황에 놓이지 않기 위해서라도 저를 포함하여 다양한 토픽에서 활동하는 모든 전문가분들의 아하 지식커뮤니티에서의 답변은 예외 없이 참고 용도로만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