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금속마다 전자를 내놓으려는 성질의 세기가 달라서 가능한 방법이에요. 부식은 금속이 전자를 빼앗기면서 이온으로 녹아나가는 반응인데, 아연은 철보다 전자를 훨씬 잘 내놓는 금속이에요. 두 금속을 붙여서 바닷물에 담그면 바닷물이 전기가 통하는 통로가 되면서 작은 전지가 만들어져요.
이 전지 안에서 아연은 전자를 내놓는 쪽이 되고, 철은 아연이 보내주는 전자를 받는 쪽이 돼요. 부식은 전자를 잃는 쪽에서만 일어나니까 아연만 녹아나가고 철은 전자를 공급받는 동안 보호되는 거예요. 적이 올 때마다 대신 나서서 맞아주는 경호원을 붙인 것과 비슷해서, 실제로 이 아연판을 희생양극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아연판은 소모품이에요. 배를 정기 검사할 때 닳아 없어진 아연판을 새것으로 갈아 끼우고, 아연판이 다 녹기 전에 교체 시기를 놓치면 그때부터 선체가 녹슬기 시작해요. 배뿐 아니라 바닷속 송유관, 보일러 내부, 지하 가스배관까지 같은 원리로 보호하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