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살 추정 진돗개가 심장사상충에 걸렸어요

제목대로 심장사상충에 걸려 복수가 차서 심장약 먹고 있습니다. ( 노견이라 치료 자체는 안하기로 했어요. 치료 받으면서 힘들기도 하고 잘못 될수도 있다해서..ㅜㅜ ) 다행히 약은 츄르에 타주거나 치즈에 싸서 주면 잘 먹네요. 연로하신 엄마가 케어 하시다보니 매일 먹이는 약을 좀 편하게 먹일 수 있게 치즈에 약을 싸서 냉동 해두고 하나씩 꺼내서 바로 줄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약효가 떨어질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심장사상충과 복수증으로 투병 중인 14살 노견 진도 아이를 지켜보시는 마음이 참 먹먹하고 애틋하실 것 같습니다. 

    냉동 보관은 절대로 하시면 안 됩니다.

    마음은 너무나 이해하지만, 가루약을 치즈에 싸서 냉동해 두는 것은 약효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거나 변질시킬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습기로 인한 약의 변질: 냉동실에 들어갔다 나오면 해동되는 과정에서 치즈와 공기 중의 수분이 가루약에 흡수됩니다. 이로 인해 약 성분이 파괴되거나 화학적 변형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 심장약의 민감성: 특히 심장약이나 이뇨제(복수를 빼는 약)는 성분이 매우 민감하여 습기와 온도 변화에 취약합니다. 약효가 떨어지면 복수가 다시 차오르거나 심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노령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꼭 냉동이 아니더라도, 치즈에 미리 싸서 냉장 보관하는 것 역시 치즈의 수분이 약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하루 이상 미리 만들어두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약은 먹이기 직전에 치즈나 츄르에 섞어주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어머님이 매일 편하게 먹이실 수 있는 대안들

    연로하신 어머님께서 매일 약을 챙기시는 번거로움을 덜어드릴 수 있는 몇 가지 현실적인 방법을 제안해 드립니다.

    1일주일 치 '약 전용 츄르/치즈 통' 만들기

    가루약을 미리 치즈에 싸두는 대신, 어머님이 손쉽게 약을 섞어줄 수 있는 '베이스'를 소분해 두는 방법입니다.

    • 작은 반찬통에 아이가 하루 동안 먹을 양의 츄르나 웰시코기/진도용 약 먹이기용 간식(필포켓 등)을 소분해 두고, 어머님은 "여기에 가루약만 툭 털어서 섞어주세요"라고 안내해 드리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시판용 필포켓(Pill Pocket)' 활용하기

    시중에 반려견 약 먹이기 전용으로 나온 구멍 뚫린 간식(필포켓)이 있습니다. 찰흙 같은 제형이라 가루약을 부어주고 조물조물 뭉치면 끝납니다. 치즈보다 염분 걱정이 덜하고, 어머님께서도 손에 묻히지 않고 툭 쥐여주기 편합니다.

    달력이나 요일별 약 상자(피더) 활용

    어머님이 약을 먹이셨는지 헷갈리지 않도록, 시중의 인체용 '요일별 알약 상자'에 하루 치 가루약 봉지를 요일별로 넣어두세요. 어머님은 해당 요일의 칸을 열어 약을 꺼낸 뒤, 냉장고에 있는 치즈에 바로 싸서 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14살이라는 나이에 심장사상충과 복수까지 겹쳐 소중한 아이도, 가족분들도 마음 졸이는 날이 많으실 줄 압니다. 치료 대신 선택하신 '행복하게 동행하는 길'인 만큼, 아이가 맛있는 치즈와 츄르를 먹으며 어머님 곁에서 통증 없이 편안하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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