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는 결국 상대가 내 시간을 자기 시간보다 싸게 본다는 신호라서, 감정보다 기준으로 대응하시는 게 덜 지칩니다.
저는 세 단계로 정리합니다. 첫 번째는 사고로 보고 넘어갑니다. 사람은 누구나 급한 일이 생깁니다. 다만 사후에라도 사과와 설명이 있는지를 봅니다. 두 번째는 명확하게 말합니다. "지난번에 연락 없이 못 나오셔서 두 시간 기다렸습니다. 다음부터는 어렵겠다 싶으면 미리 알려주세요." 이렇게 사실과 요청만 담백하게 전달하면 대부분 태도가 바뀝니다. 세 번째까지 반복되면 그때는 관계의 등급을 조용히 내립니다. 절연할 필요도 없고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내가 먼저 약속을 잡지 않고, 상대가 잡자고 하면 여러 명이 모이는 자리에만 끼워 넣습니다.
실무적인 팁도 하나 있습니다. 상습 노쇼가 예상되는 상대와는 약속 장소를 내 동선 안에 잡으세요. 집이나 회사 근처, 혹은 혼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카페나 서점 옆으로요. 그러면 안 나와도 손해가 크지 않아서 화가 덜 납니다. 그리고 전날 확인 연락을 한 번 넣는 것만으로도 노쇼가 상당히 줄어듭니다.
한 번 더 기회를 줄지는 그 사람이 내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판단하시면 됩니다. 예의를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계속 예의를 갈아 넣는 건 관대함이 아니라 소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