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S23 울트라를 아직 쓰고 있어서 무슨 말씀인지 바로 알겠어요. 출시가 2023년 2월이었으니 이제 3년 반이 다 돼 가는데, 저도 작년 겨울쯤부터 오후 세 시만 되면 20퍼센트대로 떨어지더라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기기 성능이 나빠진 게 아니라 배터리가 수명을 다한 겁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완충과 방전을 한 번 하면 사이클 1회로 치는데, 보통 500회 전후에서 처음 설계 용량의 80퍼센트 근처까지 떨어지도록 만들어져 있어요. 하루에 한 번만 완충해도 3년이면 천 번을 훌쩍 넘기니까, 5000밀리암페어아워짜리를 실제로는 4000 언저리 용량으로 쓰고 계신 셈입니다.
아이폰이 더 오래간다고 느껴지시는 데는 이유가 몇 가지 있어요. 하나, 용량 숫자만 놓고 보면 오히려 갤럭시 쪽이 큽니다. 둘, 아이오에스는 백그라운드에서 앱이 도는 걸 훨씬 강하게 막아서 가만히 놔뒀을 때 새는 전력이 적어요. 셋, 이게 제일 큰데 아이폰은 설정 화면에서 배터리 최대 용량 퍼센트를 늘 보여주니까 사용자가 서서히 적응을 하는데, 갤럭시는 그 숫자를 안 보여주다 보니 어느 날 갑자기 확 나빠진 것처럼 체감됩니다.
그러니 먼저 지금 상태부터 확인해 보세요. 삼성 멤버스 앱을 열고 진단하기로 들어가면 배터리 상태를 좋음 보통 나쁨 식으로 알려줍니다. 여기서 보통 아래로 나오면 설정 몇 개 만지는 걸로는 되돌릴 수 없는 구간이에요.
교체 전까지 버티는 요령은 이렇습니다. 설정에서 배터리로 들어가 배터리 보호를 최대로 켜두면 80퍼센트에서 충전이 멈추는데, 남은 수명이 깎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져요. 여기에 디스플레이 주사율을 적응형 대신 60으로 고정하고, 화면 꺼짐 표시를 끄고, 잘 안 쓰는 앱은 백그라운드 사용 제한을 걸어두면 하루에 한두 시간은 더 벌 수 있습니다.
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3년 반 된 기기는 이 정도로는 한계가 분명해요. 저는 결국 서비스센터에서 정품 배터리로 갈았는데, 그 한 번으로 출시 초기 느낌이 거의 돌아왔습니다. 새 폰 값에 비하면 훨씬 적은 돈이니, 이 폰을 일 년 이상 더 쓰실 생각이라면 교체가 제일 낫습니다. 사설 업체 저가 배터리는 몇 달 뒤 부풀어 오르는 경우를 몇 번 봐서 저는 권하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