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지폐에 숨겨진 무기 형광 안료가 자외선을 받아 가시광선을 내뿜는 현상은 빛과 물질의 에너지 상호작용을 이용한 대표적인 광학적 정성 분석 원리입니다. 이 과정은 에너지의 흡수와 들뜸, 비복사 전이, 그리고 형광 방출의 단계로 일어납니다.
지폐에 자외선을 쬐면 안료 속 전자들이 자외선의 높은 에너지를 흡수하여 원래의 안정한 바닥상태에서 에너지가 높은 불안정한 들뜬상태로 이동합니다. 들뜬 전자는 다시 안정한 상태로 돌아가려 하는데, 곧바로 빛을 내지 않고 미세한 진동이나 열을 주위에 방출하며 들뜬상태 중 가장 낮은 에너지 준위로 살짝 내려앉습니다. 이를 비복사 전이라고 하며, 이 과정에서 최초 흡수했던 자외선 에너지의 일부를 잃게 됩니다.
이후 전자가 원래의 바닥상태로 완전히 떨어지면서 남은 에너지를 빛의 형태로 방출하는데 이것이 우리가 눈으로 보는 형광입니다. 이때 방출되는 빛은 열로 에너지를 일부 잃어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처음 흡수했던 자외선보다 에너지가 낮습니다. 빛의 세계에서는 에너지가 낮을수록 파장이 길어지므로, 눈에 보이지 않던 짧은 파정의 자외선이 에너지가 감소하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긴 파장의 가시광선으로 전환되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때 나타나는 빛의 고유한 색깔은 안료를 구성하는 원소의 종류와 결정 구조에 따른 에너지 차이에 의해 결정됩니다. 물질마다 고유한 빛의 파장을 가지므로, 특정 자외선을 쬐었을 때 정해진 위치에서 약속된 색상의 빛이 나오는지를 확인하여 지폐의 진위 여부를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