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을 본 후 선홍색 혈액이 묻어 나오는 경험을 하시면 누구나 크게 당황하고 불안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6개월 전 항문외과에서 치질 진단을 받으셨다면, 이번 증상 또한 내치핵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내치핵은 항문 내부의 혈관 조직이 부풀어 오르는 질환으로, 변을 볼 때 딱딱한 변이 그 조직을 긁거나 배변 시 과도하게 힘을 줄 경우 혈관이 파열되면서 출혈이 발생합니다. 질문자님처럼 통증이 없거나 미미한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내치핵이 발생하는 부위가 신경이 덜 분포된 곳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겪으신 장염으로 인해 잦은 배변을 하며 항문 주변 혈관에 자극이 누적되었고, 이로 인해 약해져 있던 치핵 조직에서 다시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의하신 디오스민 성분의 약은 혈관의 탄력성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개선하여 치핵의 붓기와 염증을 완화하는 데 보조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꾸준히 복용하시면 출혈을 멈추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계획하신 좌욕은 항문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류를 개선하여 치유를 돕는 가장 효과적인 관리법입니다. 미지근한 물로 하루 1~2회, 5분 내외로 하시는 것이 좋으며 좌욕 후에는 항문 주변을 자극 없이 부드럽게 닦고 잘 말려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통증이 없고 밖으로 튀어나온 혹도 없다면 당장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다시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첫째, 출혈량이 변기 물을 붉게 물들일 정도로 많거나 멈추지 않는 경우, 둘째, 일주일 이상 관리해도 출혈이 계속되는 경우, 셋째, 항문 밖으로 무언가 빠져나온 뒤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증상이 생기는 경우입니다. 특히 20대라도 직장 내 출혈 등 다른 원인을 배제하기 위해 출혈이 반복된다면 내시경 등을 통한 정확한 검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