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는 1962년 마블 코믹스에서 스탠 리와 잭 커비가 만든 캐릭터입니다. 처음부터 "멋진 영웅"으로 기획된 게 아니라, 지킬 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프랑켄슈타인을 섞어보자는 발상에서 출발했어요. 그래서 영웅이라기보다 통제되지 않는 괴물 쪽에 가깝게 시작합니다.
설정은 이렇습니다. 브루스 배너는 감마선 폭탄 실험을 하던 과학자인데, 실험장에 뛰어든 청년을 구하려다 감마선을 정면으로 맞습니다. 그 뒤로 분노하면 초록색 거인으로 변하는 몸이 되죠. 흥미로운 건 그가 어린 시절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며 분노를 억누르는 법만 배운 인물이라는 설정입니다. 즉 헐크는 그가 평생 눌러온 감정이 물리적인 형태로 튀어나온 존재입니다.
변신 중 기억이 흐릿한 것도 여기서 나옵니다. 배너와 헐크는 사실상 다른 인격이라, 초기 코믹스에서는 서로를 없애고 싶어 하는 관계로 그려집니다.
그래서 헐크는 "악당을 물리치는 영웅"이라기보다, 자기 안의 파괴 충동과 싸우는 인물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을 구하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도시도 부수기 때문에 군과 정부에 늘 쫓기죠. 영화판에서도 이 비극성이 핵심이고, 어벤져스에 와서야 팀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흐름으로 바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