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가 귀를 자른 사건은 1888년 12월 23일 밤,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일어났습니다. 당시 고흐는 화가들이 함께 모여 작업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노란 집'에 살았고, 그 구상에 동참하겠다며 찾아온 폴 고갱과 두 달가량 같이 지내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예술관이 달라 말다툼이 잦았고, 고갱이 떠나려는 기색을 보이자 고흐는 크게 불안해하고 격앙되었습니다. 그 갈등과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어, 발작 상태에서 면도칼로 왼쪽 귀의 상당 부분을 잘라냈다고 전해집니다. 그는 잘라낸 귀를 천에 싸서 자주 가던 곳의 여성에게 건넸고, 다음 날 아침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지금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조현병, 조울증(양극성 장애), 측두엽 간질, 급성 간헐성 포르피린증 같은 병이 거론되었고, 과음과 압생트, 영양 부족, 불면, 극심한 고독과 경제적 어려움이 겹쳤을 가능성도 자주 이야기됩니다. 동생 테오의 결혼 소식이 고흐에게 정서적 불안을 더했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한편 최근에는 고갱과의 다툼 중에 고갱이 휘두른 칼에 귀가 잘렸고 고갱이 이를 감췄다는 주장을 펴는 연구자들도 있지만, 학계에서 널리 받아들여지는 정설은 아닙니다.
이후 고흐는 아를의 병원과 생레미의 요양원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고, 그 와중에도 붕대를 감은 자화상을 비롯해 '별이 빛나는 밤' 같은 대표작을 남겼습니다. 상담을 해 오신 입장에서 보시면, 그의 삶은 예술적 재능과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깊이 얽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1890년 7월 오베르 쉬르 우아즈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