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몇 년 전에 혼자 훌쩍 떠났던 강릉의 어느 조용한 바닷가가 자꾸 생각나요.
이름난 유명 해변도 아니고 이제는 이름조차 잘 기억 안 나는 작은 바다였는데, 이른 새벽에 아무도 없는 백사장을 혼자 걸었던 그 느낌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거든요.
파도 소리랑 갈매기 소리밖에 안 들리는데, 복잡했던 머릿속이 그렇게 차분해질 수가 없었어요.
돌이켜보면 그 장소 자체가 대단했다기보다, 그때의 제 마음이 오래 남은 것 같아요.
아무 계획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었던 그 여유가 요즘 들어 참 그립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지칠 때면 다시 그 바다에 가서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어져요.
말씀하신 것처럼 꼭 유명한 곳이 아니어도, 그때의 공기랑 기분까지 통째로 기억에 남는 장소가 누구나 하나쯤 있는 것 같아요.
질문자님은 또 어떤 곳이 떠오르시는지 저도 문득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