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세무
집주소 사업자등록, 내 집이냐 빌린 집이냐에 따라 다릅니다
집에서 일하는 분들이 사업자등록을 앞두고 꼭 물어보시는 게 있습니다. 집 주소로 등록해도 되느냐, 그러면 월세나 전기요금은 경비로 넣을 수 있느냐, 집주인에게 말해야 하느냐는 것입니다.
세 가지가 서로 다른 문제인데 많이 헷갈려 하십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 집 주소로 등록하는 것 자체는 막혀 있지 않습니다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2항은 사업장을 사업을 하기 위하여 거래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하는 고정된 장소라고 정합니다. 그 장소를 누구 명의로 얻어야 한다는 요건은 조문에 없습니다. 오히려 같은 조 제3항은 사업장을 두지 아니하면 사업자의 주소 또는 거소를 사업장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따로 사무실을 두지 않는 형태를 법이 이미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등록이 되느냐 안 되느냐로 고민하실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중요한 것은 그다음, 서류입니다.
▸ 내 집이면 낼 서류가 없고, 빌린 집이면 계약서를 냅니다
사업자등록 신청서에 무엇을 첨부하는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11조 제3항의 표가 정하고 있습니다. 여섯 가지 경우가 적혀 있는데 그중 임대차와 관련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사업장을 임차한 경우에는 임대차계약서 사본, 사업장을 전차한 경우에는 전대차계약서 사본과 임대인의 전차동의서입니다.
여기서 자주 놓치는 게 있습니다. 자기 소유 집에 해당하는 행이 이 표에 없습니다. 임차한 것도 전차한 것도 아니니 첨부할 계약서가 없는 것이 맞습니다. 흔히 들으시는 무상사용승낙서는 이 표에 등장하지 않습니다. 법이 정한 첨부서류가 아니라, 세무서가 그 장소를 쓸 권한이 있는지 확인하려고 실무에서 요구하는 서류입니다. 부모님 명의 집처럼 소유자가 따로 있을 때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빌린 집이라면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내면 됩니다.
▸ 전대와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전세나 월세로 사는 집을 내 사업장으로 등록하는 것을 두고 전대라고 설명하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정확하지 않습니다.
민법 제629조 제1항이 말하는 전대는 빌린 사람이 그 집을 다시 제3자에게 빌려주는 것입니다. 임차인이 본인이고 사업자도 본인이면 빌려준 상대가 없으므로 전대가 아닙니다. 그래서 임대인의 전차동의서도 대상이 아니고, 시행령 표의 임차한 경우에 해당해 임대차계약서 사본만 내면 됩니다.
전대가 되는 것은 예를 들어 대표 개인 명의로 빌린 집을 법인의 사업장으로 쓰는 경우입니다. 빌린 사람은 개인이고 쓰는 주체는 법인이라 둘이 다릅니다. 이때는 민법 제629조 제1항에 따라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고, 동의 없이 하면 같은 조 제2항에 따라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이 자기 임차주택을 사업장으로 쓰는 경우에도 신경 쓸 것이 있습니다. 세법이 아니라 계약입니다. 임대차계약서에 주거용으로만 쓴다는 약정이 들어 있으면 그것이 문제될 수도 있습니다.
▸ 집에서 쓴 돈은 어디까지 경비가 되나
여기가 실제로 가장 많이 틀리는 부분입니다.
소득세법 제33조 제1항 제5호는 가사의 경비와 이에 관련되는 경비를 필요경비에서 뺍니다. 그 범위를 정한 것이 소득세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제1호인데 문언이 이렇습니다. 사업자가 가사와 관련하여 지출하였음이 확인되는 경비.
확인되는 것을 뺀다고 되어 있지, 집에서 쓴 돈은 전부 뺀다고 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업 때문에 쓴 부분이 구분되면 그 부분은 소득세법 제27조 제1항이 말하는 총수입금액에 대응하는 통상적인 비용으로 남습니다. 결국 구분이 되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기준을 먼저 세워 둡니다. 전용면적으로 나누든 사용 시간으로 나누든 어느 쪽이든 상관없지만, 그 기준을 정해 놓고 매달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기요금과 인터넷요금처럼 집과 사업이 섞이는 항목이 여기 해당합니다. 반대로 어느 달은 30퍼센트, 어느 달은 70퍼센트처럼 형편에 따라 움직이는 숫자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한 가지 분명히 해 둘 것은, 자기 소유 집에 자기가 임차료를 지급하는 형태는 만들 수 없다는 점입니다. 임차료는 남에게 빌리고 낸 대가인데 상대가 없기 때문입니다.
▸ 월세는 부가세가 아니라 소득세 문제입니다
빌린 집이라면 월세를 경비로 넣을 수 있느냐는 질문이 따라옵니다.
먼저 부가세부터 정리하면, 주택 임대는 부가가치세법 제26조 제1항 제12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4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면세입니다. 세금계산서가 나오지 않고 돌려받을 부가세도 없습니다. 월세에서 부가세를 환급받는 그림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습니다.
남는 것은 소득세입니다. 월세 중 사업에 쓴 부분은 앞서 말씀드린 구분의 문제로 돌아갑니다. 실제로 지급한 사실과 나눈 기준, 두 가지가 있어야 합니다.
▸ 집주인이 걱정하는 만큼 집주인 세금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사업자등록을 하면 집주인에게 세금 문제가 생긴다는 이야기가 돌아다닙니다. 조문을 보면 그렇게 단정할 일은 아닙니다.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41조 제3항 제1호는 주택에 사업용 건물이 함께 있는 경우 주택 부분의 면적이 사업용 건물 부분의 면적보다 크면 그 전부를 주택의 임대로 본다고 정합니다. 집 전체에 살면서 방 하나에서 일하는 통상적인 경우라면 주택 부분이 훨씬 크므로 집주인의 임대는 그대로 면세로 남습니다.
그러니 집주인이 꺼리시는 이유는 세금보다 관리나 계약 쪽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리 말씀드리고 계약서 조항을 함께 확인하시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 정리하면
집 주소로 사업자등록을 하는 것은 조문상 막혀 있지 않습니다. 내 집이면 낼 계약서가 없고, 빌린 집이면 임대차계약서 사본을 냅니다. 경비는 집에서 썼다는 이유로 부인되는 것이 아니라 가사와 관련된 것으로 확인되는 부분만 되지 않는 것이니, 기준을 세워 두고 그 기준을 지키는 것이 실질입니다.
위 내용은 부가가치세법 제6조 제2항·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3항 및 제41조, 소득세법 제27조 제1항·제33조 제1항 제5호, 같은 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민법 제629조를 전제로 한 것이며, 개별 사안은 주거 형태와 계약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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