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느냐를 심리로 풀면 결국 과시욕 얼마로 끝나더라고요. 저는 가격표를 뜻어보는 쪽이 더 쓸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품 가격에서 소재비가 차지하는 부분은 생각보다 작아요. 나머지는 브랜드가 유지하는 것들에 붙는 값입니다.
그중에 실체가 있는 건 두 가지라고 봅니다. 수선 서비스와 중고가예요. 삼십만 원짜리 가방은 지퍼가 나가면 버리지만, 명품은 수선센터가 있고 십 년 뒤에도 부품이 남아 있습니다. 이건 브랜드 이미지가 아니라 진짜 서비스죠.
중고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 지출은 산 가격이 아니라 산 가격에서 나중에 판 가격을 민 금액이거든요. 이 관점으로 보면 어떤 명품은 오히려 싸게 쓴 셈이 되고, 어떤 일반 제품은 생각보다 비싸게 쓴 셈이 됩니다.
반대로 실체가 없는 부분도 분명합니다. 시즌 한정이나 로고가 크게 박힌 제품은 유행이 지나면 중고가가 빠르게 빠지고 수선도 애매해집니다. 같은 브랜드 안에서도 이 차이가 꽤 크게 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질문을 바꿔서 쓰고 있습니다. 비싼 걸 살 것인가가 아니라 고쳐지는 걸 살 것인가로요. 이렇게 바꾸면 명품이 아닌 선택지도 같이 보입니다. 굽 갈이가 되는 구두, 배터리를 갈아끼울 수 있는 전자기기 같은 것들이요.
소유하고 싶은 마음 자체를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좋아보이는 건 좋아보이는 거니까요. 다만 살까 말까 헷갈릴 때 기준을 이 물건이 몇 년 뒤에도 고쳐질까로 두면, 적어도 산 뒤에 후회하는 일은 확실히 줄어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