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가 있는 우울함은 우울증으로 볼 수 없나요?
저는 고등학교때 친구가 없이 지냈습니다. 뚱뚱하고 음침하게 생긴 저는 고등학교를 다니는 3년동안 대인기피증이 있었는데요. 밖에 나가도 제 또래나 젊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곳을 걸으면 너무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제 우울함은 보통 혼자 방에 있을때 나타나는데요. 교우관계가 좋지 않은 터라 연락하는 사람이 거의 없고 집에 혼자서 시간을 보낼때면 우울감이 높게 나타납니다. 그리고 일을 할때나 자존감이 엄청 떨어진다던가. 직장에서 모두가 저를 싫어한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질만한 일이 있을때는 또 우울감이 해소되는데요. 어렸을때 친구들과 정말 오랜만에 같이 논다던가, 정말 재밌는 드라마나 만화를 보았을때라던가 등등 일상 속에서 도파민?이 나올 수 있는 그런 환경에서는 잠시나마 우울감이 해소되기도 합니다.
기분이 안좋을만한 일이 있을때는 한없이 우울해지고 기분 좋을만한 일이 있을때는 우울감이 해소되는 저는 우울증이 맞을까요?
우울증은 보통 특별한 이유 없이도 우울감이 항상 나타나기 때문에 우울증이 아닌가 생각되어
저처럼 이유나 조건부로 우울함이 나타나는 경우는 우울증이 아닌지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안녕하세요. 김수비 의사입니다.
우울증은 반드시 이유 없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원인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울증(임상적 우울증)은 보통 장기간 지속되며, 단순히 기분 변화에 따라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기능이 저하되는 특징이 있죠.
반면, 기분이 좋은 일이 있을 때 우울감이 해소된다면, 이는 상황적 요인에 의해 기분이 변하는 정상적인 감정 변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인 낮은 자존감, 대인관계의 어려움, 직장에서의 소외감 등이 반복된다면, 사회 불안, 기분 장애(예: 기분부전증), 또는 회복되지 않는 만성적인 우울감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중요한 점은, 현재 느끼는 감정이 삶의 질을 얼마나 방해하는지입니다. 만약 이러한 우울감이 오랜 시간 지속되거나,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정도라면 심리 상담이나 정신과 의사와의 진료 및 상담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자존감을 높이고 기분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면 감정 기복을 더 잘 관리할 수 있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