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실물카드 위주로 쓰는 편이라 이 고민 정말 공감합니다. 저 역시 칩 인식이 안 돼서 재발급을 두어 번 받아보고 나서야 원인을 좀 찾아봤었는데요.
일단 결제 횟수 자체에 수명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닙니다. 칩 내부는 반도체라 쓴다고 닳는 게 아니거든요. 다만 꽂아서 결제하는 방식은 매번 단말기 안의 금속 단자가 칩 표면을 긁고 지나가는 구조라, 자주 꽂는 카드일수록 금색 접점의 도금이 조금씩 벗겨집니다. 그래서 매일 몇 번씩 꽂는 카드가 어쩌다 쓰는 카드보다 확실히 먼저 말썽을 부리더라고요.
두 번째는 정전기입니다. 겨울에 옷에서 튀는 정전기나 단말기에 닿는 순간의 방전으로 칩 회로가 손상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해요. 눈에 보이는 흠집이 하나도 없는데 갑자기 인식이 안 되는 케이스가 보통 이쪽입니다.
세 번째가 말씀하신 땀과 습기인데요. 금색 접점이 습기에 오래 노출되면 표면이 미세하게 부식되면서 접촉 불량이 생깁니다. 주머니에 자주 넣고 다니셨다면 이것도 분명 영향이 있었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제일 모르는 원인이 휘어짐입니다. 바지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앉으면 카드가 미세하게 휘는데, 칩 모듈은 딱딱하고 카드 본체는 유연하다 보니 그 경계 부분에 눈에 안 보이는 금이 가요. 겉은 멀쩡한데 인식이 안 되는 카드는 이 경우가 많습니다.
정리하면 결제를 많이 해서라기보다는 긁힘, 정전기, 습기, 휘어짐이 겹쳐서 생기는 일이라, 요즘은 저는 카드를 지갑 안쪽 칸에 한 장만 넣고 뒷주머니에는 안 넣는 걸로 버릇을 들였는데 그 뒤로는 재발급 받을 일이 확실히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