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점부터 말씀드리면, 당뇨병 치료약에 흔히 말하는 의미의 “내성”이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약효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는 상황은 매우 흔합니다.
먼저 병태생리 측면입니다. 제2형 당뇨병은 시간이 지날수록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기능이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진행성 질환입니다. 초기에는 경구약 1종으로 조절되던 혈당이, 수년이 지나면 약을 늘려도 조절이 어려워지고 결국 인슐린 주사가 필요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약에 대한 내성이라기보다 질환 자체의 자연 경과입니다. ADA(미국당뇨병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이 점을 명확히 설명합니다.
약물 측면에서는, 각 당뇨약은 작용 기전이 다릅니다.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약,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 소변으로 당을 배출시키는 약 등이 있으며, 병이 진행되면 단일 기전으로는 혈당 조절이 충분하지 않아 병용 요법이 필요해집니다. 약의 효과가 “사라졌다”기보다는, 필요한 치료 강도가 더 커진 것입니다.
생활습관의 영향은 매우 큽니다. 식단 조절이 되지 않으면 어떤 약을 쓰더라도 혈당 조절은 어렵습니다. 특히 반복적인 고혈당은 약물 효과를 상대적으로 무력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베타세포 소실을 더 가속합니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식사에서 당과 열량 섭취가 지속적으로 과하면 한계가 분명합니다. 이는 ADA, EASD(유럽당뇨병학회) 공동 가이드라인에서도 강조되는 부분입니다.
눈 합병증과의 관계입니다. 장기간 조절되지 않은 고혈당은 당뇨망막병증을 진행시키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지 못하면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시력 상실은 “약이 듣지 않아서” 생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혈당 조절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입니다.
정리하면, 당뇨약에 내성이 생긴다기보다는 당뇨병이 진행하면서 약 요구량이 증가하고, 식이 조절 실패가 겹치면 약을 늘려도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약 종류 조정뿐 아니라 식사 구성, 식사 시간, 체중 변화, 당화혈색소 목표 재설정, 필요 시 인슐린 치료까지 종합적으로 재평가하는 것이 표준적인 접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