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상 변의 색조가 선홍색보다는 암적색 내지 흑적색에 가깝고, 점도가 있어 보입니다. 통증이 없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 체리콕(체리 농축 음료)을 대량 섭취하셨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체리, 비트, 붉은 식용색소가 다량 함유된 음료는 변의 색을 실제로 암적색 또는 흑적색으로 바꿀 수 있으며, 이를 혈변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임상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과음 후 위장 운동이 빨라진 상태에서 색소가 소화되지 않고 배출되면 더욱 진한 색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만으로 혈변 여부를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혈변이라면, 이 정도의 암적색 양상은 상부 위장관(위, 십이지장) 출혈보다는 대장 중간 이하 부위의 출혈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혈압으로 혈압약을 복용 중이신 점, 과음이 겹친 점은 위장관 점막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현재 통증이 없고 1년 전 내시경 결과가 정상이셨다면 즉각적인 응급 상황일 가능성은 낮지만, 다음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당일 응급실 방문을 권합니다. 어지러움, 식은땀, 심박수 증가, 실신감이 동반되거나, 이후 배변에서도 유사한 양상이 반복되거나, 변이 검고 타르처럼 끈적한 흑색변(melena) 형태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당장 위의 증상이 없다면, 오늘 하루 추가 배변 시 색깔과 형태를 확인하시고, 만약 다음 번 변이 정상 갈색으로 돌아온다면 체리콕 색소에 의한 가성 혈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색이 유지되거나 더 진해진다면 소화기내과 외래를 조기에 방문하여 대변 잠혈 검사(fecal occult blood test) 및 필요 시 내시경 재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