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혼자있을 때 잘 놀지 않습니다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강아지인데요, 혼자 있을 때 홈캠으로 보면 문 앞에서 잠을 자거나 가끔 물을 마시는 거 외에는 다른 활동을 잘 하지 않아요. 그래서 출근할 때 노즈워크에 간식을 숨겨두면 10분 정도 집중했다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더라구요. 장난감도 출근할 때 던져주고 퇴근해서는 회수합니다. 저랑 있을 때 그렇게 잘 가지고 놀던 장난감도 혼자 있을 땐 그닥 관심을 갖지 않구요. 강아지랑 비슷한 크기의 인형을 같이 두는데 그 인형 귀로 쫍쫍이를 좀 하더라구요. 그러다 잠들고... 혼자 있어도 잘 노는 강아지들이 있던데 성격차이 일까요?? 아니면 외로워서 무기력한 걸까요?? 아침에 눈 떠서 포옹+쓰담쓰담 후에 밥 먹는 거 지켜보다가 영양제 챙겨주고 출근준비하다가 나가기 직전에 노즈워크 던져주고 강아지가 집중했다 싶으면 바로 후다닥 나가요. 그러고 퇴근하고 돌아와서 같이 밥 먹고 산책 1시간 정도 한 다음 발 닦고 장난감으로 놀아주다가 배 쓰담쓰담 해 주면서 잠들거든요. 출근하고 퇴근하기까지 10시간 정도 걸리는데 그 사이에 가족들이 있는 경우가 있어서 일주일에 1-2번 정도만 혼자 10시간정도 있어요. 주말에는 애견카페나 야외가서 신나게 뛰어놀구요. 저도 최대한 노력한다고는 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아서요. 어느 부분을 수정하는 게 좋을까요?
외로움이나 분리불안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분리불안이 있는 강아지는 보호자가 없을 때 밥을 먹지 않거나, 물건을 파괴하는 등의 문제 행동을 보일 수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기력하게 문 앞에서 잠만 자는 것 또한 분리불안의 증상일 수 있습니다. 반려견이 보호자와 떨어져 있을 때 불안감을 느끼는 원인은 다양하며, 보호자의 과잉보호가 반려견의 분리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신상윤 수의사입니다.
지금 보호자님의 설명만 보더라도 일상 관리와 교감 수준은 매우 이상적입니다. 다만 말씀하신 반려견의 모습은 분리 후 무기력형태로 보이며, 이는 단순한 외로움보다는 성격적 애착 형태와 에너지 방출 패턴의 불균형에서 비롯됩니다. 사람과 함께 있을 때의 자극(대화, 시각적 반응, 스킨십 등)이 강하기 때문에, 혼자 남는 순간 상대적으로 모든 자극이 사라져 활동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것입니다.
우선, 이런 유형의 반려견은 “혼자 놀기”보다는 “함께 놀았던 기억이 강한 공간이나 물건”에서 위안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형을 쫍쫍이하며 잠드는 행동도 스스로 안정감을 유지하려는 자기 진정행위의 일종입니다. 이는 불안의 표현이라기보다는 “기다림 중의 정서적 대체 행위”로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무기력보다는 기대와 기다림이 섞인 안정적 의존 행동에 가깝습니다.
다만 이런 성향을 완화하려면, 혼자 있는 동안에도 작은 성취감과 예측 가능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즈워크를 한 번에 모두 해결하게 하기보다는, 간식이 일정 시간마다 자동 배출되는 퍼즐형 피더나 타이머 급식기를 활용하면 시간 간격마다 새로운 자극이 주어져 집중 시간이 늘어납니다. 장난감은 매일 같은 것을 두기보다 두세 가지를 번갈아가며 ‘오늘의 장난감’ 개념으로 교체하면 신선도가 유지됩니다. 또한 인형 대신 냄새가 밴 옷이나 수건을 함께 두면 심리적 안정 효과가 큽니다.
하루 10시간 중 대부분을 잠으로 보내는 것은 성견에게 자연스러운 패턴입니다. 낮 시간에 조용히 보내고, 저녁에 보호자와 함께 활동량을 높이는 현재 구조 자체는 생리적으로도 적절합니다. 따라서 “혼자 있을 때 놀지 않는다”는 것을 병적 무기력으로 볼 필요는 없고, 오히려 안정적으로 휴식하며 기다릴 줄 아는 상태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시간 단조로운 환경이 지속되면 뇌 자극이 줄어들어 학습 의욕이 감소할 수 있으므로, 퇴근 후 놀이의 내용 변화(탐색, 후각, 문제해결형 장난감)를 조금씩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현재 반려견은 불안형보다는 의존형 안정 애착 상태로 보이며, 환경 자극의 다양화와 자가 놀이 유도 방식만 조금 보완하시면 충분히 균형 잡힌 생활이 유지될 것입니다. 노즈워크 시간을 분산시키고, 장난감을 주기적으로 교체하며, 낮 시간대에는 타이머형 피더나 음악·TV 소리 등 일정한 청각 자극을 제공해보시길 권장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추가 문의 사항 있으신 경우 댓글 적어주세요.
추가로, 정확한 원인 확인과 치료 방향은 반드시 내원하여 수의사에게 직접 진찰과 상담을 받으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