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처방을 함께 보면 현재 복용 중인 약이 꽤 여러 가지인데, 기분 변화와 관련해서 짚어볼 만한 것들이 있습니다.
리보트릴(clonazepam, 항경련제·항불안제)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로, 진정 작용이 있어 감정이 전반적으로 무뎌지거나 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3주째 복용 중이시라면 이 약이 기분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소탄(수면진정제·항불안제 계열도 마찬가지로 유사한 기전으로 기분을 다소 억제할 수 있습니다.
이트라코나졸(항진균제)은 직접적으로 기분을 저하시키는 약물은 아니지만, 한 달간 복용하면서 피로감이나 소화 불편이 누적되어 컨디션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
생리 5일 전이라는 시점도 중요합니다. 황체기 후반에 해당하는 시기로, 프로게스테론 대사산물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기분 저하, 예민함, 무기력감을 유발하는 것이 PMS(월경전증후군)의 전형적인 기전입니다. 평소보다 심하게 느껴진다면 복용 중인 진정계 약물이 PMS 증상을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상호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심한 수준이 아니고 일시적이라면 생리가 시작되면서 나아지는지 먼저 지켜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항진균제 복용이 끝난 이후에도 기분 저하가 지속되거나, 리보트릴 복용 기간이 더 길어질 것 같다면 처방 의사에게 이 증상을 꼭 말씀해 주시는 게 좋습니다. 벤조디아제핀 계열은 장기 복용 시 감정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기적으로 재평가가 필요한 약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