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겨울철 매끄러운 빙판길 위를 걸을 때보다 살짝 녹아서 물이 고인 얼음 위를 걸을 때 훨씬 더 미끄러운 이유가 무엇인가요?

겨울철 매끄러운 빙판길 위를 걸을 때보다 살짝 녹아서 물이 고인 얼음 위를 걸을 때 훨씬 더 미끄러운 이유를, 압력에 의해 얼음 표면의 복잡한 수소 결합 구조가 순간적으로 붕괴하며 얇은 액체 수막을 형성하는 마찰학적 관점에서 설명해 주세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얼음 표면은 영하의 온도에서도 완벽한 수소 결합을 이루지 못해 분자 구조가 무질서한 나노미터 두께의 미시적 '의사 액체층(QLL)'이 존재합니다. 이 상태의 빙판길을 사람이 밟으면 신발 바닥을 통해 높은 압력과 마찰열이 가해집니다. 이 강한 에너지는 얼음 표면의 고체 격자 구조를 유지하던 복잡한 수소 결합을 순간적으로 붕괴시키며, 규칙적인 결합에서 벗어난 물 분자들을 유동적인 액체 상태로 변화시켜 얇은 윤활 수막을 형성합니다.

    ​마찰학적 관점에서 완전히 마른 얼음 위를 걸을 때는 압력에 의해 미시적인 수막이 생기더라도 신발과 얼음의 요철이 부분적으로 직접 부딪치며 최소한의 마찰 저항을 유지합니다. 그러나 이미 살짝 녹아 물이 고인 얼음 위에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압력에 의해 수소 결합이 무너지며 생긴 수막과 기존에 고여 있던 물이 결합하여 신발과 얼음 사이를 완벽히 차단하는 '유체 윤활' 상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때 갇힌 액체는 체중을 떠받치는 수력학적 부양 효과를 일으키며 고체 간의 직접적인 접촉을 막습니다. 수소 결합이 붕괴하여 자유로워진 물 분자들은 옆으로 밀리는 힘에 대한 전단 저항이 고체보다 극도로 낮기 때문에, 신발 바닥이 얼음 표면을 전혀 붙잡지 못하고 액체 필름 위를 미끄러지듯 미끄러지게 됩니다. 즉, 압력에 의한 결합 붕괴와 이미 존재하는 수막의 시너지 효과로 인해 살짝 녹은 얼음 위가 압도적으로 더 미끄러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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