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석촌동 고분군의 고분은 몇 개이며 여기에서 발견된 유물은 무엇인가요?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가면 고분들이 있는데, 여기 발견되어 보존된 고분은 몇 개나 있나요? 그리고 여기서 발견된 유물은 어떤 것이 있고 어디 가면 그 유물들을 볼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이주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예로부터 무덤의 형태와 장사를 지내는 의식 등은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부정이 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세월이 흐르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뀌고, 달라질 수는 있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는 그리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무덤양식만이 갖는 이러한 특징은 어떤 민족이나 집단이 어디론가 이동했을 때 그 이동경로나 정착한 곳 등을 알아보는 데 무척 유용하게 쓰입니다. 특히나 문헌기록이 아주 조금 남아있는 먼 옛날에 일어났던 민족의 이동에 대해서는 무덤양식을 연구해보는 방법이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서울시 석촌동에 가면 볼 수 있는 여러 고분들 또한 그런 무덤양식의 특징으로 인해 더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누가 언제 만들었을까요?
석촌동 고분은 백제가 한성(지금의 서울)에 도읍을 정한 이후 공주로 도읍을 옮기는 475년까지 계속되는 백제 초기의 고분입니다. 그럼 먼저 무덤의 형태를 살펴봅시다. 여러 개의 돌을 사방 계단모양으로 쌓아올린 모습을 하고 있는 이같은 무덤을 돌무지 무덤이라고 합니다. 이런 무덤형태는 고구려의 무덤양식과 똑같은 것입니다. 이것으로 보아서 백제는 고구려에서 내려온 사람들에 의해 세워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지요. 따라서 이것은 백제를 세운 온조가 고구려에서 내려온 사람이란 것을 알려줍니다.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석촌동일대에 있는 고분은 그 생김이 마치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습니다. 바닥에 진흙을 다지고 자갈돌을 깐 다음, 그 위에 큰 판석이나 자른 돌을 한 겹 깐 뒤에 작은 돌들을 겹겹이 쌓아서 계단 모양을 만든 것입니다. 바로 이 형식이 고구려 무덤의 형식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석촌동에 있는 고분들은 몇 개를 빼놓고는 거의가 원형과 비슷하게 복원되었습니다. 그러나 몇 개의 고분은 너무 많이 훼손되어서 원래 모습대로 회복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어린이 여러분, 이렇게 한번 파괴된 유적을 회복할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지요.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문화유산이라도 파괴되지 않도록 조심히 잘 다루고, 아끼며 그것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집시다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석촌동은 돌이 많았던 마을로 ‘돌마리’라고 불렸어요. 돌무덤이 무너져 내리면서 돌이 많이 쌓여 있던 마을이지요. 일제 강점기에는 최소 89기 가량의 다양한 종류의 무덤이 있었다고 해요. 주변에 있는 방이동 고분군과 함께 백제 초기 무덤으로 추측되는 곳이지요.
하지만 그 많던 무덤들은 보존되지 못하고 훼손되어 갔어요. 그 땅에서 사람들이 농사를 짓거나 집을 지었거든요. 1970년대 들어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이 또한 제대로 된 발굴이 아니었어요. 도시 정비 사업을 위한 것이었지요. 무덤 속을 제대로 들여다보지도 못하고 덮어야 했어요. 무덤 아래로 지하 차도를 만들기까지 했어요. 안타깝게 돌을 쌓아 만든 돌무지무덤 4개를 비롯해 땅을 움푹 파서 시신을 묻은 움무덤 등 8기만 복원돼 남게 되었지요.
돌무지무덤 중에는 규모가 상당히 큰 무덤이 있어요. 바로 3호 무덤이지요. 3단으로 돌을 쌓아 만든 무덤으로 바닥 지름이 50m나 돼요. 학자들은 높이가 더 높았을 것으로 이야기하기도 해요.
이 정도 큰 규모라면 무덤 주인은 꽤 신분이 높은 사람이었을 것 같아요. 백제의 전성기를 이끈 근초고왕(재위 346~375)의 무덤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기도 해요. 하지만 어떤 정확한 증거도 나오지는 않았어요. 무덤 안에서 백제 토기, 청자 조각, 금으로 만든 장식 등이 발굴되었어요. 적어도 왕족의 무덤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하는 유물이지요.
장군총과 같은 고구려의 돌무지무덤과 비슷하지요. 두 나라 무덤 구조가 비슷한 이유는 백제를 세운 사람이 고구려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해요. 석촌동 고분 발굴 조사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돌무지무덤 20여 기가 발견되었어요. 무덤 안에서는 백제의 역사를 알려주는 여러 가지 유물도 출토되었어요.
한편 석촌동 고분군 근처에는 방이동 고분군도 있어요. 8기의 굴식돌방무덤(관을 넣는 돌로 만든 방과 외부로 통하는 통로를 만든 뒤 흙으로 덮은 무덤) 형태의 무덤이 모여 있지요. 처음에는 백제 초기 무덤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는데, 신라 무덤이라는 이야기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