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량만이 답은 아닙니다. 특히 프라미펙솔, 로피니롤, 로티고틴 패치, 레보도파 계열을 오래 복용 중이라면 용량을 올릴수록 오히려 하지불안증이 더 빨리 시작되고, 더 심해지고, 팔까지 번지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증강 현상이라고 하며, 최근 치료 흐름에서는 이런 이유로 도파민계 약을 무조건 늘리는 방식은 조심합니다.
먼저 현재 약 이름을 확인해야 합니다. 도파민계 약을 복용 중인데 새벽뿐 아니라 저녁부터 다리가 불편해졌거나, 예전보다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졌거나, 약을 늘릴수록 더 자주 괴롭다면 단순히 병이 심해진 것이 아니라 약제 관련 증강 현상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혼자 끊으면 반동성 불면과 증상 악화가 심할 수 있어, 수면 전문 신경과에서 서서히 감량하거나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계열 등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논의해야 합니다. 만성 지속성 하지불안증에서는 특별한 금기가 없으면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같은 계열을 먼저 고려하고 도파민계 약은 2차 선택으로 두는 알고리즘도 제시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철분 상태를 반드시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빈혈 수치가 정상이어도 하지불안증에서는 저장철이 부족하면 증상이 심할 수 있습니다. 일반 혈색소만 보지 말고 아침 공복 혈액검사로 페리틴, 혈청 철, 총철결합능, 트랜스페린 포화도를 같이 봐야 합니다. 페리틴이 75 이하이고 트랜스페린 포화도가 45퍼센트 미만이면 경구 철분 치료를 고려하고, 난치성이거나 중등도 이상이면 조건에 따라 정맥 철분 치료도 고려됩니다. 철분은 과잉 투여 위험이 있어 검사 없이 임의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로 악화 요인을 정리해야 합니다. 항히스타민 감기약, 일부 항우울제, 수면제, 항구토제, 카페인, 음주, 수면 부족, 수면무호흡, 말초신경병증, 신장기능 저하가 하지불안증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새벽마다 깨고 잠을 잔 것 같지 않다면 하지불안증만이 아니라 주기적 사지운동이나 수면무호흡이 동반되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RLS 진단에는 보통 수면검사가 필수는 아니지만, 다른 수면질환이 의심되면 수면검사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