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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율과 순정률은 어떻게 다르고 왜 피아노는 평균율을 쓰나요?
순정률은 화음이 더 깨끗하게 들린다고 합니다. 그런데 피아노는 평균율로 조율한다는데 왜 그런지 이해가 안 됩니다. 평균율에서는 한 옥타브를 열두 개로 똑같이 나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음정이 순정음에서 약간 어긋난다고 들었습니다. 현악기나 합창은 어떻게 하는지도 궁금합니다
1개의 답변이 있어요!
안녕하세요. 강경원 전문가입니다.
맞습니다. 여기서 처음 배우실 때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순정률이 더 깨끗하다면서, 왜 피아노는 깨끗하지 않은 평균율을 쓰느냐?”**입니다.
핵심은 순정률은 ‘특정 화음’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유리하고, 평균율은 ‘모든 조성’을 자유롭게 연주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입니다.
1. 순정률은 왜 깨끗하게 들릴까요?
예를 들어 도–미–솔(C–E–G)이라는 C장조의 3화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순정률에서는 음들의 진동수 비율을 단순한 정수비로 맞춥니다.
도 : 미 = 4 : 5
도 : 솔 = 2 : 3
이렇게 되면 배음들이 아주 잘 겹칩니다.
그래서 화음을 냈을 때 “웅—” 하고 하나로 융합되는 듯한 맑고 안정적인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평균율에서는 도–미의 비율을 정확히 4:5로 맞추지 않고 조금 틀어놓습니다. 그래서 순정률에 비하면 아주 미세한 **맥놀이(비팅)**가 생깁니다.
2. 그런데 피아노는 왜 일부러 그렇게 할까요?
여기서 평균율의 천재적인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피아노의 12개 반음을 모두 똑같은 간격으로 나누면,
도 → 도♯ → 레 → 레♯ → 미 → … → 시 → 도
어느 음에서 시작해도 똑같은 원리로 모든 조성을 연주할 수 있습니다.
즉,
C장조도 가능하고, C♯장조도 가능하고, F♯장조도 가능하고, B장조도 가능합니다.
이것이 12평균율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순정률에서는 특정 화음을 정확하게 맞추면 다른 조성으로 이동할 때 문제가 생깁니다. 피아노처럼 건반을 고정해 놓은 악기에서는 특히 치명적이지요.
그래서 평균율은 일종의 타협입니다.
“각 화음을 100% 순수하게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모든 조성을 골고루 사용할 수 있게 하자.”
라고 한 것입니다.
3. 그런데 현악기는 피아노와 다릅니다
여기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바이올린·비올라·첼로 같은 현악기는 프렛이 없기 때문에 연주자가 음정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연주 상황에 따라 음을 조금씩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피아노가
도–미–솔
을 평균율로 연주하고 있어도 현악 4중주단은 화음을 맞추면서 미와 솔을 아주 조금 조정하여 더 순정률에 가까운 위치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즉,
피아노 → 건반에 정해진 음을 누른다
→ 평균율에 고정
바이올린 → 손가락 위치를 자유롭게 조절한다
→ 상황에 따라 음정을 미세하게 조절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현악 4중주를 가까이서 들어보면 음들이 굉장히 끈끈하게 한 덩어리로 붙는 듯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합창은 더 놀랍습니다.
성악가 역시 건반처럼 음이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합창단이 C장조에서
도–미–솔
을 부른다고 해보겠습니다.
각 성부가 평균율의 음높이를 기계적으로 부르는 것보다, 서로의 화음을 들으면서 음정을 조금씩 조정하면 훨씬 강한 공명이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좋은 합창단에서는
“내가 정확한 음을 부르는 것”보다 “우리가 만드는 화음이 가장 잘 울리는 음을 찾는 것”
이 중요합니다.
특히 아카펠라 합창에서는 이 차이가 아주 크게 나타납니다.
피아노 없이 성악가들끼리 화음을 만들면 처음에는 맞던 음도 조금씩 음정이 움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아주 미세하게 조정하면 갑자기 화음이 쫙 열리면서 공명이 폭발하는 순간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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