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뿌리로 물을 흡수해서 어떻게 꼭대기까지 이동하는거죠?
큰 나무는 몇미터에서 수십미터가 되는 나무도 있는데 뿌리에서 물을 흡수한다음에 그 높은 나무의 꼭대기나 가지 끝까지 어떻게 물이 도달할 수 있는건가요? 동물처럼 신체나 장기가 잘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궁금하네요
말씀하신 것처럼 동물처럼 능동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물리적 현상과 나무의 생리 작용을 통해 물을 운반하는 것입니다.
주로 사용되는 현상은 크게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모세관 현상입니다.
나무의 줄기에는 아주 가는 물관들이 있는데, 이 물관들은 마치 빨대처럼 물을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물 분자들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인 응집력과 물관 벽에 달라붙는 힘인 부착력을 가지고 있어 이 두 힘의 균형 덕분에 물은 중력을 거슬러 물관을 타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증산 작용입니다.
나뭇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 물이 수증기 형태로 증발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잎 내부의 수분 압력이 낮아지고, 마치 빨대처럼 아래쪽 물을 끌어올리는 힘인 흡인력이 발생합니다.
특히, 햇빛이 강하고 건조한 날씨에는 증산 작용이 활발해져 물 운반이 더욱 활발해지게 됩니다.
세번째는 뿌리압입니다.
뿌리에서는 삼투압 현상을 활용하여 물을 흡수하고, 이로 인해 뿌리 내부의 압력이 높아집니다. 이 압력은 물을 줄기 쪽으로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되죠. 다만, 뿌리압은 특히 작은 나무나 초본류에서 물 운반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큰 나무에서는 증산 작용에 비해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입니다.
나무는 증산작용과 모세관 현상, 뿌리압을 통해 물을 꼭대기까지 끌어올립니다. 잎에서 수분이 증발하면서 생긴 음압이 물을 위로 끌어당기고, 가느다란 관(물관)에서 모세관 현상이 이를 돕고, 뿌리에서도 약간의 압력으로 물을 밀어올립니다. 동물처럼 근육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물리적인 원리와 식물 구조 덕분에 수십 미터 위까지 물을 올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