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광해군은 왕에 오르기 전에 선조 임금 앞에서 일곱 차례 정도 석고대죄를 했다. 선조는 임진왜란의 책임을 면할 수 없었다. 선조는 임진왜란이 일어나도록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했고,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한양을 버리고 의주까지 몽진을 했다. 아울러 아예 명나라로 피하려 한 점 등은 왕위를 유지하는 데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반면 광해군은 왕자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평안도·함경도 등을 돌며 군대를 모집하는 등 왜적과 맞서는 군주의 모습을 보였다. 선조는 자신의 책임을 가리기 위해 왕위를 광해군에게 물려주겠다고 발표하곤 하는데 이때마다 광해군은 석고대죄하게 된다. 임금이 되고 싶은 뜻이 없고 자신의 불충을 용서해 달라는 것이다. 선조는 이를 핑계로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뜻을 접고 죽을 때까지 왕위를 유지했다. 영조의 아들 사도세자도 뒤주에 갇혀 죽기 전까지 몇 번 석고대죄하게 된다. 영조는 신하들이 자신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마다 왕위를 물려주겠다는 양위소동을 일으키곤 하는데, 그때마다 사도세자는 영문도 모르고 석고대죄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