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몸은 왜 암세포를 매일 만들면서도 대부분은 암에 안 걸릴까요?

암세포는 외부에서 들어온 게 아니라 원래는 제 몸의 정상 세포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통제를 잃고 끝없이 증식하면서 사람의 생명까지 위협하게 되는 건지 궁금합니다.

또 사람 몸에서는 암세포가 매일 생기지만 대부분은 면역세포가 제거한다고 들었는데, 어떤 암은 왜 면역 시스템을 피해서 살아남는 건가요? 암세포가 몸을 속이는 건지, 아니면 면역 기능이 약해져서 그런 건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스트레스, 수면 부족, 흡연 같은 생활습관이 실제로 세포나 DNA에 어떤 영향을 주길래 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의학이 많이 발전했는데도 왜 아직 암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는 건지도 궁금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사람 몸에서는 엄청난 수의 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하고 교체되는데요,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를 복사하는데, 이 과정은 매우 정교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DNA 복제 오류가 생길 수 있고, 자외선이나 흡연 물질, 방사선, 염증, 노화 등도 DNA를 손상시키는데요, 이런 이유로 몸속에서는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비정상 세포가 꽤 자주 생기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곧바로 암에 걸리지 않는데요, 몸에 여러 단계의 방어 체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DNA 수리 시스템이 작동하는데요, 세포는 손상된 DNA를 감지하면 복구를 시도합니다. 복구가 안 되면 두 번째 방어인 아포토시스를 유도해 스스로 제거하며 그 다음 방어는 면역계입니다. 일부 면역세포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가진 세포를 찾아 공격하는데요, 즉, 암은 비정상 세포가 생기고 복구 실패, 제거 실패, 면역 회피, 증식이라는 여러 장벽을 연속으로 통과해야 발생하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원래 정상 세포였다는 점도 중요한데요, 암은 외부 침입자가 아니라 내 몸 세포가 돌연변이를 축적해 성질이 바뀐 것입니다. 원래 정상 세포는 필요할 때만 분열하고 손상 시 죽거나 주변 세포와 협력과 같은 규칙을 따르는데, 돌연변이가 쌓이면 이런 규칙을 잃고 분열 신호가 계속 켜진 상태, 죽어야 할 때 안 죽는 상태, 혈관을 새로 만들어 영양 공급을 늘리는 상태,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는 상태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 의학이 발전했는데도 암을 완전히 정복하지 못하는 것은 암의 본질과 관련이 있는데요, 암은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수백 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질환 집합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폐암이라 해도 유전자 변이가 다르면 치료 반응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데요, 게다가 암세포는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켜 치료 중에도 진화하고, 약물에 내성을 얻기도 합니다. 항생제로 세균을 치료할 때 내성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지만, 암은 내 몸 세포라는 점 때문에 훨씬 어려운데요, 너무 강하게 공격하면 정상 세포도 함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안녕하세요. 김민구 전문가입니다.

    우리 몸은 하루에 수십억 개의 세포가 분열해요. 이 과정에서 DNA 복제 오류가 생기면서 암세포 후보가 매일 수천 개씩 만들어져요. 그런데 몸에는 여러 겹의 방어 시스템이 있어요.

    첫 번째는 DNA 자체 수복 시스템이에요. 세포 안에 DNA 손상을 발견하고 고치는 효소들이 있어요. 오류의 99% 이상을 자체적으로 수정해요.

    두 번째는 세포 자살인 아포토시스예요.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손상된 세포는 스스로 죽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p53이라는 유전자가 이 역할을 해서 암 억제 유전자라고 불려요.

    세 번째가 면역 감시예요. NK세포와 세포독성 T세포가 순찰하면서 비정상적인 세포를 발견해 제거해요.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작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암세포는 증식하기 전에 제거돼요.

    그런데 암세포는 진화해요. 면역세포에게 발각되는 개체는 죽고 피하는 개체만 살아남으면서 점점 교묘해지는 거예요. 구체적인 방법이 여러 가지 있어요.

    PD-L1이라는 단백질을 표면에 발현해서 면역세포에게 나는 정상 세포야라는 가짜 신호를 보내요. 면역세포가 공격을 멈추도록 속이는 거예요. 최근 암 치료에서 주목받는 면역 항암제가 바로 이 PD-L1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이에요.

    주변 환경을 면역 억제 상태로 바꾸기도 해요. 조절 T세포를 불러들여 면역 반응 자체를 약화시키는 면역 억제 미세환경을 만들어요. 또 정상 세포가 갖는 MHC 분자를 없애서 면역세포의 레이더에 아예 잡히지 않게 만들기도 해요.

    생활습관에 따라 암 발생에 영향을 주는데 흡연이 가장 직접적이에요. 담배 연기 속 발암물질이 DNA에 직접 결합해서 염기 서열을 바꿔요. 폐암 환자의 DNA를 보면 흡연 특유의 돌연변이 패턴이 남아 있어서 역추적이 가능할 정도예요.

    수면 부족은 DNA 수복 시스템을 약화시켜요. DNA 수리 효소들이 주로 깊은 수면 중에 활발하게 작동해요. 잠이 부족하면 낮 동안 쌓인 DNA 손상이 제대로 수리되지 않고 누적돼요.

    스트레스는 코르티솔을 만성적으로 높여요. 코르티솔이 지속적으로 높으면 면역세포인 NK세포의 활성이 떨어지고 염증이 만성화돼요. 만성 염증은 세포 분열을 촉진해서 돌연변이 발생 기회를 늘려요. 또 텔로미어를 빠르게 닳게 해서 세포 노화와 DNA 불안정성을 높여요.

    암을 아직 정복하지 못한 이유는 암이 하나의 병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폐암, 대장암, 백혈병은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유전자 변이를 가진 다른 병이에요. 심지어 같은 폐암 환자 두 명의 암세포를 비교해도 유전자 변이 패턴이 달라요.

    암세포 내부의 이질성도 문제예요. 한 종양 안에도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진 암세포들이 섞여 있어요. 약이 일부 세포는 죽여도 나머지가 살아남아 내성을 갖춘 채 재발해요. 마치 항생제 내성 세균처럼요.

    정상 세포와 암세포가 너무 비슷하다는 것도 큰 장벽이에요. 암세포는 원래 내 세포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게 너무 어려워요. 독한 항암제가 정상 세포에도 피해를 주는 이유예요.

    그럼에도 최근엔 희망이 있어요. 면역 항암제가 일부 암에서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내고 있고, 개인 유전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치료가 발전하고 있어요. 암을 하나의 병으로 정복하기보다는 각각의 암을 개별적으로 관리하는 만성 질환처럼 다루는 방향으로 의학이 나아가고 있어요.

    이런식으로 발전해가다 보면 언제간 암을 쉽게 치료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감사합니다.

  • 먼저 우리 몸은 매일 발생하는 수천 개의 돌연변이 세포를 DNA 수리 기능과 NK세포와 T세포 같은 면역 감시 시스템을 통해 청소하며 암 발병을 막습니다.

    하지만 암세포는 세포 분열을 멈추는 브레이크가 고장 난 채 끝없이 증식하는 유전적 변이를 겪으며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후 면역 편집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암세포는 표면에 PD-L1 같은 단백질을 내걸어 면역세포를 속이고 공격을 피하는 전술을 씁니다.

    여기에 흡연이나 음주 등으로 DNA가 직접 파괴되고,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면역세포의 활성도를 떨어뜨리면 암세포가 살아남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현대 의학이 암을 정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의 종양 안에서도 암세포들이 저마다 다른 유전자 특성을 가지는 종양 내 이질성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암제를 쓰더라도 해당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극소수의 암세포가 살아남아 몸속에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재발하기 때문에 완벽히 박멸하기 어려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