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은 그의 심리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낸 것일까요? 아니면 단순히 초현실적인 설정일 뿐인걸까요?
문학 소설에서 초현실적인 장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해요. 이를 통해 인간 실존과 소외를 어떤 방식으로 해석 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안녕하세요. 박에녹 전문가입니다.
카프카의 변신에서 그레고르 잠자의 변신은 심리적 은유와 초현실적 설정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심리적 은유로 보면 그의 변신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된 존재의식과 자아상실을 상징합니다. 노동에 지쳐 쓸모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자신의 처지가 벌레로 형상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반면 초현실적 설정으로 보면 변신은 부조리한 세계를 강조하는 환상적 요소이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집니다. 결국 변신은 두 가지 해석이 모두 가능한 작품으로 인간 소외와 존재의 불안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상징적 서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2가지 해석 모두 가능하겠습니다만, 저같은 경우는 반복해서 읽고 읽을때마다 초현실적인 것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독창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진정한 Kafka가 원하여 세팅해놓은 천재적으로 고안해낸 문학적 설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나, Die Verwandlung만이 아닌 그의 다른 작품들을 계속 접하며 (판결/ 시골의사 등등) 다시 Die Verwandlung을 접하였을때 더욱 더 그러하게 생각되어지는 면이 있었습니다만, 아뭏튼 여러가지 해석에 대해 open되어있는 작품임이 분명하므로, 독자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 해석하며 그 문학적 가치를 음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기준 전문가입니다.
심리적 상태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기 보다는 작가가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인간적 본성을 끌어내기 위해 설정한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집안의 가장 역할을 했던 그레고르가 벌레로 변신하여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드러나는 본인 자신의 고뇌, 그리고 그에게 기댔던 가족들의 추악한 본성까지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