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사야 하는 목록을 받아 적으면 십중팔구 과하게 사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목록을 하나로 만들지 말고 두 칸으로 나누시라고 권합니다. 없으면 첫날부터 생활이 안 되는 것과, 살아보고 사도 늦지 않은 것으로요.
첫날부터 필요한 건 의외로 적습니다. 커튼이나 블라인드, 조명, 침구, 그리고 냉장고와 세탁기 정도예요. 커튼은 특히 첫날 없으면 밤에 안이 다 보여서 바로 곤란해집니다. 조명도 이전 세입자가 떼어 가서 빈 자리만 있는 경우가 있으니 계약할 때 확인해 두세요.
반대로 살아보고 결정하시면 좋은 건 식기세척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그리고 소파입니다. 이것들은 집 구조와 생활 습관에 따라 쓰임이 완전히 갈려서, 미리 사두면 자리만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소파를 먼저 샀다가 동선에 안 맞아 결국 다시 판 적이 있어요.
그리고 가전보다 먼저 하실 일이 있습니다. 줄자 들고 가서 치수를 재는 겁니다. 냉장고 자리의 폭과 높이, 문이 열리는 방향과 그 앞에 필요한 공간, 세탁기 자리, 그리고 현관문과 복도 폭까지요. 반입이 안 돼서 반품하는 일이 생각보다 흔합니다. 특히 대형 냉장고는 문을 떼야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콘센트도 미리 사진으로 찍어두세요. 어디에 몇 개가 있는지에 따라 가구 배치가 사실상 결정됩니다. 티브이 자리, 침대 옆, 식탁 근처에 콘센트가 없으면 나중에 선이 방을 가로지르게 됩니다. 통신 단자함 위치도 같이 봐두시면 인터넷 공유기 자리를 정하기 편합니다.
마지막으로 물건 말고 챙기실 것도 있습니다. 인터넷 이전 신청은 이사 이 주 전쯤 미리 하셔야 당일에 됩니다. 그리고 전입신고와 공과금 정산, 관리비 정산도 이사 당일에 몰아서 하시면 정신없으니 미리 일정을 잡아두시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