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시추공 하나는 땅속의 한 점만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지름 몇 센티미터짜리 구멍으로 뽑아낸 암석 기둥은 그 좁은 지점의 정보일 뿐이라, 광체가 옆으로 얼마나 퍼져 있는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는지, 두께가 어떻게 변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광체는 균일한 덩어리가 아니에요. 광맥이 비스듬히 뻗어 있거나, 중간에 끊겼다 이어지거나, 단층으로 어긋나 있는 경우가 흔해요. 품위라고 부르는 금속 함량도 위치마다 달라서, 어떤 곳은 풍부하고 몇십 미터 옆은 거의 없을 수 있어요. 시추공 하나가 우연히 가장 좋은 지점을 뚫었다면 매장량을 크게 부풀리게 되고, 반대로 빈 곳을 뚫었다면 있는 광체를 놓치게 돼요.
그래서 격자 형태로 일정 간격마다 시추공을 뚫어요. 각 지점의 광체 깊이와 두께, 품위를 알아낸 뒤 그 사이를 통계적으로 보간해 땅속 광체의 3차원 모양을 재구성하는 거예요. 시추 간격이 촘촘할수록 추정의 신뢰도가 올라가요. 그래서 매장량도 확실성에 따라 등급을 나눠요. 시추 간격이 넓어 불확실하면 추정 자원량, 촘촘하게 확인돼 경제성까지 검토된 건 확정 매장량으로 구분해요.
비용 문제도 여기서 갈려요. 시추공 하나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이 들어서 무한정 뚫을 수는 없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넓은 간격으로 뚫어 광체 존재를 확인하고, 유망한 구역을 좁혀가며 점점 촘촘하게 뚫는 단계적 방식을 써요. 광산 개발에 수천억 원을 투자할지 판단하는 근거가 이 시추 데이터라, 여러 개를 뚫는 비용이 오히려 가장 싼 보험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