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생마늘을 다질 때 특유의 강한 향이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원리가 무엇인가요?

생마늘을 다질 때 특유의 강한 향이 즉각적으로 발생하는 원리가 무엇인가요? 세포 속에 분리되어 있던 알리인과 알리네이스 효소가 만나 황을 포함한 유기 화합물인 알리신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생마늘을 칼로 다지거나 찧는 순간 코를 찌르는 강한 향이 나는 이유는 마늘 세포 속에 평소에는 격리되어 있던 성분들이 물리적인 충격으로 인해 서로 만나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마늘의 세포 안에는 알리인이라는 아미노산의 일종과 알리네이스라는 효소가 존재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평소 식물 상태의 마늘에서는 이 두 물질이 서로 섞이지 않게 세포 내의 서로 다른 공간에 철저히 분리되어 보관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마늘이 외부 침입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일종의 화학적 방어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마늘을 다지기 위해 세포벽을 파괴하는 순간, 이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알리인과 알리네이스가 접촉하게 됩니다. 이때 알리네이스 효소는 촉매 역할을 하여 알리인을 순식간에 알리신이라는 물질로 전환시킵니다. 알리신은 황을 포함하고 있는 유기 화합물로, 우리가 흔히 느끼는 마늘 특유의 맵고 강렬한 냄새의 주성분입니다.

    화학적으로 보면 알리인은 무색무취의 안정적인 물질이지만, 효소 반응을 거쳐 생성된 알리신은 매우 불안정하고 휘발성이 강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지는 즉시 공기 중으로 향이 퍼져나가게 되는 것이죠.

    이 알리신은 다시 시간이 지나거나 열을 가하면 전구체들이 더 쪼개지면서 디알릴 디설파이드 같은 다른 황 화합물로 변하는데, 마늘을 익혔을 때 매운맛이 줄어들고 구수한 풍미가 생기는 것도 이러한 화학적 변화의 결과입니다. 결국 우리가 맡는 생마늘의 진한 향은 마늘이 생존을 위해 준비해 둔 효소 반응이 인간의 조리 과정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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