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상진 한의사입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얼굴로 치솟는 열감과 안면홍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이 무척 크시겠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처럼 얼굴과 머리 쪽으로만 열이 몰리는 현상을 상열이라고 부르며, 이는 우리 몸의 건강한 순환 원칙인 수승화강, 즉 차가운 기운은 위로 올라가고 따뜻한 기운은 아래로 내려가는 균형이 깨졌을 때 발생합니다. 몸 안의 수분과 진액이 부족해지거나 스트레스와 더위로 인해 심장의 화기가 위로 불꽃처럼 타오르면 얼굴 혈관이 확장되면서 홍조와 땀이 동시에 심해지게 됩니다.
얼굴의 열을 빠르게 내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목 뒤쪽의 뼈가 튀어나온 대추혈 부위나 귀 뒤의 풍지혈 주변을 시원한 물수건으로 가볍게 냉찜질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 부위는 온몸의 양기가 모이고 흐르는 통로이기에 이곳을 서늘하게 식혀주면 머리로 올라가는 과도한 열 기운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와 함께 손등에서 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의 움푹한 곳인 합곡혈과 발등의 엄지와 둘째 발가락 사이인 태충혈을 자주 꾹꾹 눌러 지압해 주면 몸속에 막힌 기운의 통로가 열리면서 위로 몰린 화기를 아래로 소통시키는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호흡을 깊고 차분하게 가다듬는 것도 중요한데, 숨을 내쉴 때 아랫배까지 기운을 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복식호흡을 하면 상체의 열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앉게 됩니다. 마시는 음료로는 성질이 서늘하면서도 머리의 열을 밖으로 발산해 주는 박하차나 몸의 열을 맑게 씻어내는 녹차를 미지근하게 우려내어 자주 마시는 것이 피부 겉과 속의 열감을 다스리는 데 이롭습니다. 세안을 하실 때도 너무 차가운 물은 오히려 피부가 자극을 받아 반발 작용으로 속열을 가둘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로 시작해 약간 시원한 물로 마무리를 하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일상 속 작은 실천들로 몸 내부의 화기를 가라앉히고 수분의 흐름을 바로잡아 하루빨리 상쾌하고 편안한 일상을 되찾으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