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콘 저도 몇 번 뜯어봤는데, 나사 뭉개는 게 진짜 제일 흔한 사고라 남 얘기 같지가 않네요. 저도 처음에 문구점에서 산 정밀드라이버 세트로 덤볐다가 Y자 나사 하나를 아주 곱게 갈아먹은 적이 있습니다.
나사가 마모됐는지는 사실 끝까지 돌려보기 전에도 티가 납니다. 첫째로 나사 홈 모서리에 각이 살아 있는지 보세요. 뭉개지기 시작하면 Y자 끝이 동그스름하게 뭉툭해집니다. 둘째로 드라이버를 끼우고 살짝만 힘을 줬을 때 걸리는 느낌 없이 스르륵 헛돌면 이미 나간 겁니다. 셋째로 드라이버 팁을 뽑았을 때 은색 금속 가루가 묻어 나오면 그게 나사 홈이 깎여 나온 거고요. 이 중에 하나라도 나오면 더 돌리지 말고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게 낫습니다. 계속 돌릴수록 남아 있던 홈까지 다 갈아먹거든요.
이미 뭉갠 나사를 빼는 건, 저는 넓적한 고무밴드를 나사 위에 한 겹 깔고 그 위에서 드라이버를 꾹 눌러 돌리는 방법으로 두 번 살렸습니다. 돈도 안 들고 성공률이 의외로 높아요. 그래도 안 되면 미니 스크루 익스트랙터, 그러니까 작은 나사 추출기를 쓰는 게 정석입니다. 순간접착제로 드라이버를 붙이는 방법도 많이들 얘기하는데 조이콘처럼 좁은 데서는 접착제가 기판이나 나사산으로 흘러버려서 더 큰일이 나기 쉬워요. 저는 여기서 한 번 데인 뒤로 안 씁니다.
애초에 안 뭉개려면 드라이버가 반입니다. 조이콘 바깥 껍데기는 Y자, 즉 트라이포인트 Y00 규격이고 안쪽 기판 쪽은 십자 000 규격입니다. 규격이 안 맞는 팁으로 돌리면 나사보다 팁이 먼저 지고, 뭉뚝해진 그 팁이 다음 나사를 연달아 갈아버려요. 그리고 돌리는 힘보다 누르는 힘을 더 크게 가져가는 게 핵심입니다. 대충 누르기 7에 돌리기 3 정도 느낌으로요.
ZR이 재조립 후에도 계속 안 눌리는 건 나사랑은 별개 문제일 가능성이 큽니다. 조이콘 ZR과 ZL은 트리거 아래에 작은 금속 스프링과 접점이 따로 있는데, 분해할 때 이 스프링이 튀어나가 있다가 재조립할 때 제자리에 안 앉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그러면 누르는 느낌은 나는데 입력은 안 잡혀요. 다시 열어보실 생각이시면 ZR 트리거 아래 스프링 위치부터 확인해 보세요.
선풍기 인두기 자국은 겉면 플라스틱만 녹은 거면 기능상 문제는 없습니다. 대신 탄 자국은 닦아도 안 지워지니 고운 사포로 살살 갈아내는 정도로 타협하시는 게 현실적이에요. 다만 전원선 피복이나 모터 쪽 배선 피복까지 같이 녹았다면 그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지니 그 부분만은 꼭 확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