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궁디팡팡 해주다보면 짜증내는 거 같아요

치즈냥이 한마리 키우는데 만져달라고 머리 들이밀고 야옹거리길래 궁디팡팡 해주다보면 점점 목소리가 앙칼져지고 짜증내는 거 같고 심하면 하악질도 한 번 정도 하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ㅜㅜ? 지가 만져달래서 만져주고 팡팡해준 거밖에 없는데 ㅜㅜ 근데 또 그러다가 골골대면서 궁디 들이밀고 있긴 해요 진짜 왜 그러는 걸까오 ..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동진 수의사입니다.

    고양이 전문 용어로 '애증의 뇌절'.이 아니라 '자극 과부하(Overstimulation)' 때문입니다.

    "만져라 휴먼!" 하다가 앙칼져지는 진짜 이유

    1. 센서 과부하 (스위치가 켜졌어요)

    고양이의 꼬리 시작 부분(흔히 팡팡하는 엉덩이 부위)에는 신경이 엄청나게 밀집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집사님이 거기를 팡팡해주니까 "어우 시원해! 최고야!" 하면서 도파민이 폭발하고 기분이 너무 좋은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고양이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컵의 크기가 아주 작습니다. 시원한 느낌이 선을 넘는 순간, 그게 통증이나 엄청난 간지러움, 혹은 불쾌한 자극으로 순식간에 변해버려요. 뇌에서 "야, 이제 아파! 그만해!"라고 급브레이크를 밟는 거죠. 그래서 목소리가 앙칼져지고 홧김에 하악질까지 나오는 겁니다.

    2. 본인도 본인 마음을 모르는 상태

    하악질을 해놓고 또 골골대며 엉덩이를 들이미는 이유는, 그 자극이 중독성 있게 좋긴 좋기 때문입니다.

    "아까 그 짜릿한 맛(시원함)은 또 보고 싶은데, 방금 아팠던 건 짜증 나!" 상태인 거죠. 전형적인 "싫은데 좋아, 하지만 아픈 건 싫어!"라는 고양이 특유의 모순된 본능입니다.

    앞으로는 치즈냥이의 '짜증 스위치'가 켜지기 전에 한 발 먼저 빠지시는 밀당이 필요합니다.

    • 팡팡은 딱 5번만! (감질나게 하기): 고양이가 좋다고 소리 지르고 들이밀 때, 집사님 성에 찰 때까지 치지 마시고 "5번 팡팡 -> 손 떼기"를 해보세요. 그럼 고양이가 아쉬워서 "왜 안 해줘?" 하고 뒤를 돌아볼 겁니다. 그때 한 번 더 아주 살짝만 해주는 식으로 아쉬움을 남겨주세요.

    • 팡팡 대신 '머리 들이밀기' 받아주기: 처음에 머리를 들이밀며 야옹거린 건 엉덩이를 치라는 뜻도 있지만, 자신의 냄새를 묻히고(뺨 비비기) 머리나 턱을 만져달라는 뜻이 더 큽니다. 엉덩이 팡팡의 비중을 줄이고, 턱밑이나 뺨, 귀 사이를 부드럽게 긁어주시는 걸로 시작해 보세요. 이 부위는 과부하가 훨씬 덜 옵니다.

    • 꼬리 신호 읽기 (가장 중요!): 목소리가 변하기 전에 고양이는 이미 몸으로 신호를 보냅니다. 팡팡을 받을 때 꼬리가 좌우로 탁! 탁! 강하게 흔들리거나, 귀가 옆으로 살짝 눕거나(마징가 귀), 피부가 미세하게 파르르 떨린다면 그 즉시 손을 떼셔야 합니다. 1초 뒤면 짜증을 낸다는 신호거든요.

    집사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집사야 네 손길이 너무 짜릿하고 좋은데 내가 감당이 안 돼서 그래!"라는 뜻이니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치즈냥이들은 묘하게 대장부 같으면서도 소심하고 예민한 구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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