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최지숙 전문가입니다.
디자인을 시작하고 8개월 차가 되었을 때가 가장 생각이 많아지고 스스로의 작업물에 의문이 생기는 시기입니다. 보는 눈은 이미 프로의 수준만큼 높아졌는데 내 손이 구현하는 속도와 퀄리티가 아직 그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밤새 고민해도 만족스럽지 않고 남에게 보여주기 주저지게 될 때 실무에서 디자이너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돌파구를 몇 가지 공유합니다.
첫 번째로 시안이 생각보다 어설퍼 보인다면 기본 요소인 타이포그래피와 레이아웃의 정렬을 가장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디자인의 완성도는 화려한 그래픽 소스보다 폰트의 크기 대비와 행간 그리고 자간의 미세한 조절에서 결정됩니다. 정보의 우선순위에 따라 폰트의 굵기와 크기를 확실하게 차이를 두고 화면의 여백을 과감하게 남겨두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꽉 채우려고 할수록 오히려 시선이 분산되어 완성도가 떨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작업이 막힐 때는 핀터레스트나 비핸스 같은 레퍼런스 사이트에서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구경하는 것에 그치지 말고 구조를 뜯어보는 분석을 해야 합니다. 마음에 드는 완성도 높은 시안을 가져와서 그 위에 선을 그어가며 그리드 시스템을 어떻게 짰는지 폰트 크기의 비율은 어떠한지 컬러는 몇 가지나 썼는지 계측하듯 살펴보는 것입니다. 잘 만들어진 레이아웃을 그대로 내 콘텐츠에 맞게 구조만 적용해 보는 연습이 큰 도움이 됩니다.
세 번째로 도저히 해답이 나오지 않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더라도 작업 도중에 동료나 타인에게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붙잡고 있으면 시야가 좁아져서 아주 단순한 문제도 놓치기 쉽습니다. 디자인은 개인의 예술 작품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기에 타인의 객관적인 시선이 들어갔을 때 막힌 매듭이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족한 상태의 시안을 보여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필수적인 소통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 작업이 꼬일 때는 모니터 앞을 떠나 완전히 다른 시각적 자극을 받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편이 좋습니다. 뇌가 지친 상태에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습니다. 지금 느끼는 답답함은 디자이너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감각이 예민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조급해하지 말고 기본기에 집중하면서 하나씩 완성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시안을 잡는 손길이 한결 가벼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