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증상을 같이 놓고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칸디다 질염, 그러니까 곰팡이(효모균, Candida albicans)에 의한 감염입니다. 갑자기 심해진 가려움, 만지면 각질처럼 벗겨지는 하얀 막, 이 두 가지가 칸디다의 전형적인 그림이에요. 사진에서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이 흔히 말하는 '비지 같은' 또는 '두부 으깬 듯한' 분비물인데, 질 점막에 들러붙어 있다가 닦으면 떨어지는 양상이 딱 그렇습니다.
기전을 잠깐 말씀드리면, 칸디다는 원래 질 안에 소수로 늘 존재하는 상재균입니다. 평소엔 유산균이 만드는 산성 환경에 눌려 조용히 있다가, 균형이 깨지면 과증식해요. 다낭성난소증후군(polycystic ovary syndrome)이 있으시면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되어 질 점막의 당 농도가 올라가기 쉽고, 이게 곰팡이한테는 좋은 먹이가 됩니다. 그래서 다낭성을 가진 분들이 칸디다 질염을 반복적으로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5월 31일 성관계와의 관련성은요, 칸디다 자체는 엄밀히 말하면 성병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성관계가 직접 옮긴다기보단, 마찰이나 pH 변화, 그날의 윤활 상태 같은 게 방아쇠가 되어 원래 있던 균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식이에요. 시점이 맞아떨어진 거지 상대방한테서 '받은' 병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HPV나 콘딜로마(첨규콘딜롬, condyloma acuminatum) 걱정을 하셨는데, 사진만 봐선 그쪽 가능성은 낮아 보여요. HPV로 생기는 사마귀는 살색 또는 분홍빛의 오돌토돌한 닭볏 모양 돌기로 자라고, 가렵기보다는 그냥 만져지는 혹처럼 존재합니다. 지금처럼 닦으면 벗겨지는 하얀 막하고는 결이 다릅니다. 가다실 3차까지 두 분 다 맞으셨으면 고위험 및 사마귀 유발형 상당수가 예방됐을 거고요. 물론 사진 한 장으로 단정은 못 합니다. 직접 보고 만져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어요.
자연치유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칸디다는 그냥 두면 가라앉았다 심해졌다를 반복하거나, 긁다가 2차 세균감염으로 번지기도 해요. 산부인과 가시면 분비물 검경 한 번으로 곰팡이인지 거의 바로 확인되고, 항진균제(클로트리마졸 같은 질정이나 플루코나졸 경구약)로 대개 며칠 안에 잡힙니다. 며칠 더 끌어도 응급은 아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진료 받으시는 걸 권해요.
이런 신호가 보이면 그땐 좀 서두르셔야 합니다. 분비물이 누렇거나 초록빛에 악취가 심해질 때, 아랫배 통증이나 열이 동반될 때, 소변 볼 때 화끈거림이 점점 심해질 때. 이건 다른 세균 감염이나 골반염으로 번졌을 가능성을 봐야 하거든요.
집에서는 그 부위를 자극하지 않는 게 우선입니다. 비누로 질 안쪽까지 박박 씻거나 세정제로 헹구는 건 오히려 유산균까지 죽여서 곰팡이한테 유리해져요. 미지근한 물로 겉만 가볍게, 통풍 잘 되는 면 속옷, 그리고 약 처방받으면 증상 사라졌다고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다 쓰시는 거. 이게 재발 막는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