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를 숙성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살아있는 회를 잡은 것을 활어라고 하지요. 활어를 시간을 들여서 보존하고 나면 선어라고 합니다. 즉 숙성이 된 것이죠. 숙성의 목적은 두가지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씹는 맛을 취향에 맞도록 바꾸고자 하는 것이고, 둘째는 회 자체의 맛을 바꾸고자 하는 것입니다. 씹는 맛이 바뀌는 원리는 사후 경직이라는 것입니다. 생선이 죽은 후 시간이 지나면 살이 딱딱하게 경직되는 현상인데 이렇게 됨으로써 회가 더욱 쫄깃거리게 되어 씹는 맛이 좋아지는 것이죠. 그러나 어느정도 시간이 더 경과하게 되면 살이 풀어져서 오히려 더 부드러워 집니다. 이렇게 혀에서 녹는 듯 씹히는 것이 좋은 경우라면 시간 조절을 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도미의 경우 사후 5~7시간이면 가장 경직상태가 피크로 올라가 씹는 맛이 좋다고 하지요. 그러나 적절한 온도하에서 장시간 숙성하게 되면 오히려 살이 풀어집니다.

두번째 맛을 바꾼다는 것은 생선의 살이 사후경직이 일어나면서부터 이노신산이라는 성분으로 바뀌기 시작하는데 이노신산을 간단히 설명드리면 구수한 감칠맛이 나는 조미료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생선의 맛이 훨씬 풍미로와지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