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사료랑 물을 안먹어요ㅜㅜㅜ
보호소에서 데려온 왕큰비만냥이인데요.. 오늘 데려온지 3일 째 되는 날인데, 첫 날 물만 좀 마시고 사료를 아예 안먹은거같길래 밤에 츄르 반 정도만 좀 줬는데 애가 맛이들린건지 그 다음날부터 물도 잘 안마시고 사료불매운동을 하더라고요? 사료 종류가 문젠가 해서 애견용품샵에서 샘플로 받은 세 종류의 사료를
다 제시해봤는데도 관심도 없어요 …ㅜㅜ only츄르만 찾아요ㅠㅠ 애가 낯을 안가려서 온지 하루만에 바로 적응하고 애교부리고 쫄래쫄래 저만 쫓아다니고.. 활발하고 외관상으론 너무 건강한 애거든요? 근데 밥이랑 물을 안먹으니까 너무 걱정되네요ㅠㅠ 그래서 어떻게든 먹이려고 어제 오늘 츄르물타서 주거나 닭가슴살 간식 찢어서 따듯한 물에 넣어서 주고 그랬는데ㅜ(사료를 츄르에 섞거나 같이 불려서 주거나 별별 시도를 다 했는데 사료가 들어가기만해도 안먹어요;;;) 애가 비만이다보니 계속 이렇게 줄 수도 없는데 사료는 들어가기만해도 개차반이고 그러니까 또 어떻게든 먹이려고 츄르 물 타서 주고…. 이거 이틀간 반복중인데 어떡하죠? 밥은 그렇다쳐도 물을 거의 안마셔요ㅠ (보호소에 전화해보니 원래 먹성이 좋은 애는 아닌데 물은 잘 마신다고 함) 어떡하죠?
간식 끊고 줏대있게 사료만 지급해야하나요? 그러다가 하루라도 굶을까봐 걱정이에요ㅠㅠ
안녕하세요. 이무열 수의사입니다.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마지막에 언급해주신 내용, 사료만 지급해주시고, 어느정도 신경을 꺼주셔야 합니다.
고양이는 자립심이 매우 강한 동물인데다가 강아지 보다 자신의 영역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기 때문에, 보호소에서 자택으로 이동한 뒤, 3일 정도로는 고양이가 질문자님의 자택을 자신의 영역으로 인지하고 받아들이기에는 다소 모자란 시간입니다. 원체 먹성이 이것저것 좋지 않은 고양이였고, 츄르만 먹는 상황은 고양이가 그렇게 까지 배가 고픈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합니다. 츄르는 기호성에 초점을 둔 간식이기 때문에 고양이가 배가 썩 고프지 않더라도 입맛이 돌아 먹게 되지요. 배가 고프지만 츄르만 먹는 게 아닌, 츄르는 썩 배가 고프지 않은 상황에서도 입맛이 땡기기 때문에 먹는 것입니다. (사람이 크게 배고프지 않아도 디저트가 잘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이치입니다.)
고양이나 강아지는 야생환경에서 삼시세끼를 먹도록 활동하지 않았습니다. 즉, 구토 등 특이사항이 없다면 크게 걱정하지 마시고, 고양이가 집에 적응할 시간을 주시고, 향후 편식이 심해지지 않도록 사료 급이를 단호하게 사료만 최대한 급이해주시다가, 조금 적응이 되었을 때 보상 등으로 츄르를 활용해주시길 바랍니다.
고양이가 사료와 물을 거부하고 츄르만 먹는 상황은 특히 비만 고양이에게 간 지방증 위험이 있으므로 매우 위험합니다. 데려온 지 3일째이며 이틀 이상 제대로 먹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즉시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며, 자율급식 중단 후 간식은 모두 끊고 수분 보충과 함께 처방 사료 또는 습식 사료 중심으로 급여 계획을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녕하세요. 박창민 수의사입니다. 비만묘가 사료를 거부하고 츄류 및 간식 등만 찾는 상황에서 간식을 갑자기 끊으면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식욕부진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사료와 섞어서 급여하되 사료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식습관을 교정하는 게 가장 바람직합니다. 단식을 장기간하면 지방간 위험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