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키보드를 아끼시는 마음이 글에서 보이네요. 관리라고 하면 막막한데 사실 세 갈래로 나뉩니다. 먼지, 키캡 마모, 그리고 스위치예요. 이렇게 나눠 놓고 보면 뭘 해야 하고 뭘 안 해도 되는지가 분명해집니다.
먼지는 쌓이는 걸 막기보다 주기적으로 빼내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안 쓸 때 덮개를 씌워두는 게 가장 확실하고, 일주일에 한 번쯤 키보드를 뒤집어 가볍게 털어주세요. 압축 공기나 실리콘 청소 젤을 쓰면 키캡 사이 좁은 틈까지 잡힙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키캡을 빼서 닦아주시면 좋습니다. 키캡 리무버로 뽑아 미지근한 물에 중성세제를 조금 풀어 담갔다가 헹구고, 완전히 마른 뒤에 다시 끼우시면 됩니다. 빼기 전에 배열 사진을 한 장 찍어두시면 다시 끼울 때 헤매지 않아요.
벗겨짐 걱정은 키캡 재질이 좌우합니다. 표면에 글자를 인쇄한 방식은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지만, 두 가지 색 플라스틱을 겹쳐 만든 키캡은 글자가 재질 자체라 아무리 써도 닳지 않습니다. 지금 키보드가 아니라 나중에 키캡을 바꾸실 때 이 부분을 보시면 됩니다.
번들거림도 결국 마모인데 이건 재질보다 손의 유분 영향이 큽니다. 쓰기 전에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꽤 납니다. 그리고 키보드 앞에서 음식을 안 먹는 것, 이게 사실 제일 중요해요. 부스러기와 음료는 청소로 되돌릴 수 없는 유일한 손상이거든요.
스위치 쪽은 오히려 손댈 게 별로 없습니다. 윤활은 소리와 감촉을 바꾸는 작업이지 수명을 늘려주는 게 아니라서, 지금 소리가 마음에 드신다면 굳이 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잘못 바르면 그 좋아하시는 소리가 먹먹해집니다.
마지막은 보관입니다. 직사광선이 드는 자리는 피하세요. 플라스틱이 누렇게 변합니다. 그리고 혹시 액체를 쏟으셨다면 바로 전원을 뽑고 뒤집어서 완전히 말린 다음에 켜셔야 합니다. 젖은 채로 전원이 들어가는 것이 키보드가 죽는 가장 흔한 경로예요. 이 정도만 지키시면 몇 년은 새것처럼 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