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제가 살인마가 된다면 누구보다 슬퍼할 사람은 아빠일까요? 살인마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그냥 궁금해서요.

오늘 아침에 아빠가 잠시 어디 나갔다가 집으로 오면서

아들 먹으라고 호빵을 사줬는데요.

아빠가 엄격한 가정에서 태어나 표현은 잘 못해도

제 어릴 때 앨범사진을 보면

저랑 같이 바닷가에 가고

맛있는 음식 먹으러 식당에 가고 그런 적이 꽤 있습니다.

그리고 10살 때 제가 방에서 동화책을 읽다가 충동적으로 삼촌 지갑에서 돈을 훔치려는 시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빠한테 걸렸는데, 아빠는 저를 그 순간에도 손찌검을 하지 않았고 훈육을 시켰습니다.

그리고 제가 동물을 때렸을 때도

'이 X끼가!'하면서 저를 때린 게 아니라

'너, 그러면 안 돼, 너 그러면 경찰아저씨가 온다.'고만 했습니다.

제가 사달라는 장난감도 곧잘 사줬고요.

살인마 유영철은 자기 아들한테 '사랑하는 나의 아들아~'라고 했다죠?

아빠는 그 정도까진 아니어도 행동으로 저를 사랑한다는 것을 충분히 표현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장난 삼아 '수면제를 먹고 죽겠다. 수면제 360알을 구하는 법이 있냐'고 질문을 올렸는데 새벽에 경찰이 오더군요.

아빠는 경찰들과 몇 마디를 나눈 후 집에 들어와서

우시고는 '많이 힘드냐?'고 물었습니다.

그때 저는 심경의 변화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그런 질문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요즘도 가끔씩 궁금증이 듭니다.

이렇게 사랑을 주는 아버지도 있었는데 내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서 희대의 연쇄살인범으로 알려진 사람들의 모든 책과 기록들을 읽었습니다.

그 결과 살인마들의 공통점은 친부의 학대였습니다.

그 순간 머리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아, 이것이구나, 내가 비록 경미하지만 살인충동을 느꼈음에도 이를 조절하게 해준 것이 바로 그동안 아빠가 준 애정 비슷한 것 때문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빠의 그 뜨거운 보살핌, 그것 때문에 제가 엇나가지 않은 것일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사랑받은 경험이 있다면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하죠. 유영철 같은 살인마의 공통점은 어릴 때 부모에게서 사랑을 못 받고 정서적 학대 등을 당했다는 것입니다. 글쓴이님은 아버지에게 사랑 받은 경험이 있으니 당연히 남도 사랑할 자격이 있을 겁니다. 아버지의 보살핌으로 앞으로도 계속 자신을 사랑하고 주변도 사랑하는 사람이 되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