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이 유난히 푸르고 맑아 보이는 데에는 대기 상태와 빛의 산란이 함께 영향을 줍니다. 햇빛이 공기 분자와 부딪히면 파장이 짧은 파란빛이 여러 방향으로 더 잘 퍼지는 레일리 산란이 일어나는데, 이 원리는 계절과 관계없이 나타나요. 다만 여름에는 습도가 높고 공기 중 수증기와 미세한 입자가 많아 빛이 여러 번 흩어지면서 하늘이 뿌옇게 보이기 쉽습니다. 가을에는 기온이 내려가고 습도가 낮아지며, 비가 내린 뒤 먼지와 오염물질이 씻겨 나간 상태에서 북서풍이 불어 대기가 건조하고 깨끗해지는 날이 많습니다. 그래서 멀리 있는 산이나 건물까지 선명하게 보이고 하늘의 파란색도 더 짙게 느껴지는 거예요. ‘하늘이 높다’는 표현도 실제 높이가 변해서가 아니라 시야를 가리던 안개와 수증기가 줄어들어 구름과 먼 곳이 잘 보이는 데서 나온 말입니다. 물론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가을날에는 오히려 흐릴 수 있으니 계절 자체보다 그날의 대기질과 습도를 함께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