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비가 오기 전에 특유의 냄새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가 내리기 직전에 흙냄새나 비냄새 같은 특유의 냄새가 느껴지는데, 이 냄새가 어디서 나는 건지 과학적으로 어떤 원리가 있는건가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수민 전문가입니다.

    비 오기 전 그 특유의 냄새는 기분 탓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화학물질의 냄새예요. 이 냄새에는 페트리코라는 이름까지 붙어 있을 정도랍니다. 냄새의 정체가 몇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씩 풀어볼게요.

    가장 큰 원인은 흙 속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이에요. 토양에 사는 어떤 세균이 지오스민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평소에는 마른 흙 속에 잠겨 있다가 비가 내리면 공기 중으로 퍼져요. 사람 코는 이 지오스민에 굉장히 민감해서 아주 적은 양도 흙냄새로 알아채거든요. 우리가 비 올 때 나는 흙냄새라고 느끼는 게 바로 이 물질이에요.

    그런데 냄새가 어떻게 공기 중으로 퍼지는지가 흥미로워요. 빗방울이 마른 땅에 떨어지는 순간 아주 작은 거품들이 생겨요. 빗방울이 땅에 부딪히면서 흙 표면의 미세한 구멍에 갇혀 있던 공기가 거품 형태로 튀어 오르는데, 이 거품 안에 흙냄새 물질이 실려 있어요. 거품이 공중에서 톡 터지면서 그 향기 입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거예요. 마치 탄산음료의 거품이 터지면서 향이 퍼지는 것과 비슷해요. 그래서 비가 막 내리기 시작할 때 흙냄새가 확 올라오는 거랍니다.

    비가 오기 직전부터 냄새가 느껴지는 데도 이유가 있어요. 비가 내리기 전에는 보통 습도가 높아지는데, 공기 중에 수분이 많아지면 냄새 분자가 더 잘 퍼지고 우리 코도 냄새를 더 예민하게 맡거든요. 그래서 아직 비가 안 왔는데도 곧 비가 올 것 같은 냄새를 미리 느끼는 거예요. 게다가 비구름이 몰려올 때 부는 바람이 멀리서 이미 비가 내리는 지역의 냄새를 실어오기도 해요.

    여기에 한 가지 더해지는 게 오존 냄새예요. 비구름 속에서 번개가 치면 공기 중의 산소가 오존이라는 물질로 바뀌는데, 이 오존이 바람을 타고 내려오면 살짝 비릿하면서 알싸한 냄새가 나요.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올 때 유독 날카로운 냄새가 느껴진다면 이 오존 때문이에요.

    정리하면 비 냄새는 흙 속 미생물이 만든 지오스민, 빗방울이 거품을 터뜨리며 퍼뜨리는 향기, 그리고 번개가 만든 오존 냄새가 어우러진 결과예요. 자연이 만들어내는 일종의 향수인 셈이라, 비 오기 전 그 냄새를 맡고 곧 비가 오겠구나 하고 알아채는 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감각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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