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힘들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한 시점은 대체로 1990년대 후반,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구는 5·16 군사정변 이후 정부 주도의 산업화 과정에서 섬유·염색 산업 중심 도시로 빠르게 성장하며 한때 국내 대표 제조업 도시로 자리 잡았습니다. 당시에는 수출과 고용이 안정적이어서 지역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세계 시장이 개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낮은 인건비를 바탕으로 섬유 산업을 확대하자, 국내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했고, 대구의 핵심 산업이 점차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여기에 외환위기가 겹치면서 많은 중소 섬유업체들이 도산하거나 구조조정을 겪었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실업 증가와 상권 침체, 인구 유출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른 지역들이 자동차, 반도체, IT 같은 신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한 반면, 대구는 산업 구조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결국 대구가 어렵다는 인식은 특정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섬유 중심 산업의 쇠퇴와 새로운 성장동력 전환이 지연되면서 누적된 결과라고 이해하는 것이 보다 현실에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