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강경원 전문가입니다.
악기 없이도 화음을 맞출 수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시작음(기준음)을 미리 받습니다. 공연 직전에는 지휘자나 리더가 피아노, 튜닝 포크, 음차임, 또는 작은 피치 파이프로 첫 음을 들려줍니다. 관객은 잘 못 느끼지만, 그 한 음을 기억한 채 노래를 시작합니다.
둘째, 상대음감이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전문 아카펠라 가수들은 절대음감이 없어도 상대음감이 뛰어납니다. 한 사람이 기준음을 정확히 내면 나머지 사람들은 '3도 위', '5도 아래'처럼 음정을 즉시 계산해 화음을 쌓습니다. 실제로 훌륭한 성악가와 합창단원도 절대음감보다 상대음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서로의 소리를 끊임없이 듣습니다. 아카펠라는 자기 목소리보다 다른 사람의 소리를 더 많이 듣는 음악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화음이 조금만 어긋나도 바로 들리기 때문에, 서로 미세하게 음정을 조절하면서 하나의 소리처럼 맞춰 갑니다.
넷째, 배음(울림)이 기준이 됩니다. 화음이 정확하면 여러 사람의 목소리에서 배음이 자연스럽게 겹쳐 하나의 큰 울림이 생깁니다. 이를 '화음이 잠긴다(lock)'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숙련된 팀은 이 울림을 귀로 느끼며 음정을 맞춥니다.
다섯째, 공연 중에도 음정을 계속 보정합니다. 긴 곡에서는 음이 조금씩 높아지거나(샤프해짐) 낮아지는(플랫해짐)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베이스나 리드 보컬이 중심음을 유지하고, 다른 멤버들은 계속 귀를 기울이며 음정을 미세하게 수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