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왜 서구권 국가중 유일하게 헝가리는 한국처럼 성 다음 이름이 붙는 나라인가요?
서구권 국가는 이름 다음 뒤에 성이 붙는데요.
하지만 헝가리는 이런 서구권에 속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우리나라 처럼 성이 앞에 뒤에 이름이 붙는다고 하던데 어떻세 이런건가요?
중동이나 아프리카는 어떤지 모르지만 코쟁이들은 성이 뒤에 붙는걸로 알고 있어서요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유럽의 헝가리에서 유일하게 한국처럼
성을 먼저 사용하고 그 다음에 이름을 쓰는 것은
마자르 족의 기원과 언어적 문화적 특성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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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택된 답변헝가리가 유럽에서 튀는 이유는 결국 헝가리어가 유럽의 다른 언어들과 뿌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유럽 언어의 대부분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합니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그리스어가 모두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친척입니다. 그런데 헝가리어는 여기에 속하지 않습니다.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와 함께 우랄어족으로 분류됩니다.
헝가리인의 조상인 마자르족은 원래 우랄산맥 부근에 살던 유목민이었고, 구세기 말에 지금의 헝가리 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했습니다. 즉 언어와 그 언어가 담은 사고방식을 통째로 들고 유럽 한복판에 들어온 셈입니다. 주변이 모두 인도유럽어권인데 헝가리만 다른 규칙을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러면 왜 하필 성이 앞에 오느냐인데, 이건 그 언어가 정보를 배열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헝가리어는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좁혀 가는 순서를 씁니다. 이름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날짜를 쓸 때 연도, 월, 일 순서로 적습니다. 주소도 우편번호와 도시를 먼저 쓰고 거리와 번지를 나중에 씁니다. 영어가 일, 월, 연도 순으로 쓰고 주소도 번지부터 시작하는 것과 정반대입니다.
이 원리로 보면 이름도 자연스럽습니다. 집안이 먼저고 그 안에서 개인이 나중입니다.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가 성을 먼저 쓰는 이유도 같은 구조입니다. 이 세 언어와 헝가리어는 계통상 아무 관계가 없지만, 정보를 큰 단위부터 배열한다는 점에서 우연히 같은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한때 헝가리어가 한국어나 일본어와 친척이라는 이야기가 돌았는데, 지금 학계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어순이나 문법에 비슷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같은 뿌리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실제로 헝가리 사람들이 어떻게 쓰는지도 말씀드리겠습니다.
헝가리 안에서는 성을 먼저 씁니다. 공문서, 명단, 학교 출석부 모두 그렇습니다. 그런데 외국 사람에게 자기를 소개하거나 영어로 글을 쓸 때는 순서를 뒤집어서 이름을 먼저 씁니다. 그래서 같은 사람 이름이 자료마다 다르게 적혀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예를 들어 헝가리 출신 작곡가 리스트는 헝가리 표기로는 리스트 페렌츠이고 서양식으로는 프란츠 리스트가 됩니다. 순서만 바뀐 것이 아니라 이름 자체를 독일식으로 바꿔 부른 경우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유럽에서 헝가리만 그렇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국가 표준으로 성을 먼저 쓰는 나라는 헝가리가 사실상 유일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도 서류나 명부처럼 정리가 필요한 자리에서는 성을 앞에 쓰는 관행이 있습니다. 다만 그건 문서 형식의 문제이고, 일상에서 자기를 소개할 때부터 성이 먼저 나오는 나라는 유럽에서 헝가리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리하면 헝가리어가 우랄어족이라 유럽의 다른 언어와 뿌리가 다르고, 그 언어가 큰 단위부터 배열하는 방식을 쓰기 때문입니다. 한국과 닮아 보이는 건 친척이라서가 아니라 같은 원리를 공유해서 생긴 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