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인리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숫자로 된 명확한 등급 표기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 역시 들어가는 성분과 만드는 방식에 따라 쓰임새와 품질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소다석회 유리입니다. 창문이나 음료수병 그리고 일반적인 컵을 만들 때 주로 쓰이며 가공하기 쉽고 단가가 저렴하지만 열이나 충격에는 다소 약한 편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반 유리를 높은 온도로 가열했다가 급격히 식혀서 만든 것이 바로 강화유리입니다. 자동차 창문이나 식탁 유리로 많이 쓰이며 일반 유리보다 충격을 견디는 힘이 훨씬 강하고 깨지더라도 파편이 날카롭지 않게 흩어져서 덜 위험합니다.
질문하신 내열 유리는 열에 견디는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리를 만들 때 붕소라는 특별한 원료를 추가하여 만든 붕규산 유리입니다. 일반 유리는 뜨거운 물을 붓거나 불에 닿으면 유리가 팽창하면서 깨져버리지만 내열 유리는 열을 받아도 팽창하는 정도가 매우 낮아서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끄떡없이 원래의 형태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넣는 주방용 식기 또는 뜨거운 화학 물질을 다루는 실험실의 정밀한 도구를 만들 때 아주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불순물을 거의 완벽하게 제거하여 빛을 통과시키는 능력이 뛰어나고 엄청난 고온도 견뎌내는 석영 유리가 있으며 이는 광학 기기나 반도체 공정처럼 아주 특수한 산업 환경에서 최고급 소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리는 단일한 숫자 등급보다는 어떤 성분을 섞어서 어떤 환경에 맞게 가공했는지를 기준으로 종류를 나누어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고 이해하시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