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라면이 왜 제대로 안될까요?

요즘 찬물라면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던데요.

백종원 셰프가 실험을 통해서 찬물라면 1인분은 괜찮지만 10인분을 끓이니 면이 퍼지고 국물도 싱겁게 되더라고요.

왜 라면을 찬물이 아니고 끓인 물에 끓여야 더 맛있게 끓여질까요? 또 왜 1개는 찬물라면이 가능한데 그 이상이 되면 실패할까요??

아시는 분 계실까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일단, 찬물라면이라는 말 자체가 저는 웃기는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제가 오래전부터 해먹고 있는방식이네요. 그냥 처음부터 물받아 면 넣고 끓여버리는것...

      라면의 면은 아시다시피 밀가루를 주재료로 만듭니다. 밀가루속의 전분은 아밀로오즈와 아밀로펙틴이란 분자가 서로 결합하여 상당히 단단하고 치밀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섭취한다면 소화효소가 침투하기 쉽지않아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쉽지요. 밀가루 음식 드시고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고 하시는 분들이 이런 이유때문입니다.

      그래서 전분의 소화가 잘되게 하는 방법은 물과 함께 가열을 하게 되면, 전분의 아밀로오즈와 아밀로펙틴의 겹합 구조 사이사이에 물분자가 침투하여 구조가 망가지고 전분의 입자가 팽창을 하게 되며 점성을 가지며 소화가 용이해지는 구조로 바뀌는 전분의 호화과정이 일어나게 됩니다.

      찬물상태에 바로 면을 투입하고 나서 물이 끓기까지 몇분이나 소모가 될까요?

      이건 냄비를 가열하는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요.

      요새 나온 인덕션은 1분도 안되어 물이 끓어오르는것도 많더군요. 그럼 그 1분 사이 면을 물에 불린다고 호화가 얼마나 활발히 일어날까요? 게다가... 라면은 기름으로 튀겨낸 면입니다. 기름으로 튀기지않은 생면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를수 있으나, 대부분의 주류를 이루는 것이 유탕면인데, 기름으로 코팅되어있는 면이 찬물에서 호화현상이 일어나기까지는 그리 충분한 시간이 아니라 봅니다.

      아무리 열이 약한 열기구라도 한 2~3분이면 물이 끓을텐데, 물이 끓은 후에는 동일한 조건이 되겠지요.

      면발이 쫄깃하다 느끼는것, 그리고 집에서 먹는것과 분식집에서 먹는 라면의 맛이 다른 이유는

      가정의 열원과 분식집같은 업소에서 쓰는 열원이 다르기때문입니다.

      업소에서는 최대한 빠른시간내에 음식 조리를 해야하기때문에 단기간 온도를 올릴수 있도록 가정용보다 센화력을 낼수 있는 구조의 화구를 씁니다. 그래서 라면 하나 끓여내는데 찬물로 시작해도 2분이면 끝납니다.

      제가 음식점 운영했을때, 지인들 와서 배고프다하면 라면을 종종 끓여줬는데, 아직까지도 그 지인들이 그때 먹은 라면이 맛있었다고 기억합니다.

      이유는 강한 화력으로 최대한 빠른시간내에 끓여버리기때문에 라면의 면발이 충분한 호화가 일어나지않은 상태, 즉, 물분자가 전분에 충분히 침투되지않은 상태에서 드시다보니 호화가 덜되어 흐물함이 덜하여 쫄깃하다 느껴지는것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게 소화하는데는 별로 좋은 상태가 아닌거죠.

      말이 다른데로 샜는데요.

      찬물에 미리 면을 넣고 끓이던, 팔팔 끓는 물에 끓이던, 그 차이가 그렇게 크지않다는것입니다. 물론, 그 작은 차이도 느낄정도의 세심한 미식가 수준의 사람들이라면 그 작은 차이도 크게 느껴질수 있겠기에, 전혀 소용없는 짓이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라면 봉지뒤에 쓰여있는 조리법은 수많은 조리를 통하여 가장 맛있는 상태로 먹을수 있는 법을 제시한 것인데, 라면 만드는 공장 연구실에 취업한 제 선배형 이야기로는, 라면만 한 만개는 드신것 같다고 하는데, 그 먹을때마다 냄비며 화구며 별별 환경을 바꿔가며 테스트해보면서 가장 좋은 맛을 내는 루트를 정리한것이 그 조리법이기에 그거 무시하지 말라 합니다.

      네... 여러분이 진정한 미식가 수준이시라면, 그 미식가임을 어디가서 자랑하고 누가 상이라도 주는것도 아닌데, 조리법에 나온대로 팔팔 끓인 물에 단 몇초라도 빠르게 호화 덜된 라면을 쫄깃하게 드시는게 맞다고 부르짖으신다면... 뭐 그러시라고 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소화가 잘되어 먹고 나서 속이 편한것이 좋기때문에, 그 약간의 차이 쫄깃함 포기하고 그냥 좀 더 호화된 상태로 먹고 있습니다. 물론, 이역시도... 엄청나게 소화가 잘되는 정도의 큰차이는 아닙니다. 그저 제 스스로의 기분적인것이 크죠.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로, 이렇게 먹으면 맛있어 하고 드시면 더 맛있어지는것이고 이렇게 하면 좀더 소화가 잘된다 생각하고 먹으면 소화가 잘되는것이겠지요.

      어떤것이 나은지는 각자의 몫이겠습니다.

      1개를 끓일때와 10개를 끓일때의 차이는 단순합니다. 전달되는 열은 동일한데 아무래도 1개를 넣었을때와 10개를 넣었을때는 면발마다 뜨거운물이 닿는 면적이 엄연히 다르겠지요. 10개가 뒤척이며 뜨거운물에 접촉하는게 아무래도 골고루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리지않겠습니까.

      결국 시간대 효율이 떨어지기에 면발의 상태가 다를수밖에요.

      답변이 되셨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