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어릴 적에 방에 별 야광 스티커를 천장에 부치고 잘 때마다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 추억으로 지금도 아이들 방에 야광 스티커를 부쳐 주었습니다. 이런 야광 스티커나 시계 바늘이 전원 없이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비결은 빛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천천히 방출하는 인광 현상 덕분입니다. 이 현상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낮에 형광등이나 햇빛을 받으면 야광 물질 속 전자들이 에너지를 흡수하여 높은 에너지 상태로 이동합니다. 일반 형광 물질은 이 에너지를 즉시 빛으로 내뿜고 끝나지만, 인광 물질은 전자가 특수한 물리적 우회로에 갇히게 됩니다. 이 우회로에서 전자가 원래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은 물리 법칙상 확률이 매우 낮아 오랜 시간에 걸쳐 아주 천천히 진행됩니다. 결국 전자가 좁은 병목 구간을 지나듯 조금씩 내려오며 저장했던 에너지를 빛으로 방출하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전자를 가두는 능력이 뛰어난 알루민산 스트론튬이라는 무독성 신소재가 주로 쓰이는데, 덕분에 단 몇 십 분의 빛 충전만으로도 밤새도록 은은한 초록빛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알아보자면 빛을 전혀 비추지 않아도 10년 넘게 스스로 빛을 내는 특수 시계나 나침반 바늘이 있는데, 이것은 빛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인광이 아니라, 수소의 동위원소인 삼중수소 가스가 붕괴하면서 뿜어져 나오는 방사선 에너지로 형광체를 계속 자극하여 빛을 내게 만드는 자발광 기술입니다.